한국일보

양극화 현상 심화… 10%가 소비의 절반 차지

2025-02-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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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 고소득자가 전체 소비의 절반을 가까이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이 극심해지면서 초고소득자 외에는 지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도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은 호황을 이루는 반면 일반 소매 기업은 매출 부진을 겪는 등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무디스 애널리스틱의 조사를 인용, 연봉 25만달러 이상을 버는 상위 10% 소득자가 미 전체 지출의 49.7%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조사를 시작한 36년 이래 최고 수치라고 WSJ은 전했다. 1989년에는 상위 10% 고소득자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에 그쳤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경제학자는 “상위 10%의 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모든 사람들이 지출이 늘었지만 부유층은 오히려 돈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상위 10%는 4년전보다 지출을 전보다 58%나 늘린 반면에 하위 80%는 4년 전보다 지출을 25% 더 늘렸다.

잔디 박사는 “부유층 재정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지출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며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층에 의존적”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미국 경제가 부유층에 비정상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부와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더 돈을 쓰게 된 이유는 그만큼 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과 주식 시장 등 자산가치 상승해 최상위층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WSJ는 짚었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의 순자산은 2019년 말 이후 35조달러 이상, 약 45% 증가했다. 하위 80%의 경우 14조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러자 기업들 사이에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소득층을 노리는 기업은 상품을 늘리는 반면,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은 일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5%는 1년 전 대비 해외에서 사치품에 10% 이상 더 많이 지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 수석경제학자 데이비드 틴슬리는 “그들은 파리로 가서 고급 가방과 신발, 옷으로 가방을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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