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나비효과?… ‘안보 자강’ 유럽, 방위비 증액 속도
2025-02-28 (금) 12:00:00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 영국 “2027년까지 국방비 GDP 2.3→2.5%”
▶ 유력 차기 독 총리, 특별방위비 편성 무게
유럽이 방위비 증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은 2027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2.3%에서 2.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을 예고한 기독민주당(CDU)은 2,000억 유로(약 301조 원) 규모 특별방위비 편성 논의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방위력 증강 계획도 준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보는 유럽 스스로 책임지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을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협상까지 개시하자 ‘유럽 안보 자강론’에 불이 붙고 있다.
25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2027년 GDP 2.5% 국방비 지출’이라는 목표를 ‘깜짝 발표’했다. 2027년부터 연 134억 파운드(약 24조 원)씩 지출이 늘어난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스타머 총리가 속한 노동당은 지난해 7월 출범 전부터 ‘GDP 2.5%’ 목표를 설정했으나 적용 시점은 그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및 유럽의 종전 협상 참여를 설득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함께 추진 중인 ‘전후(戰後) 유럽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구상에 대해 미국의 참여와 지지를 얻어내고자 준비한 ‘선물’이다. 또 미국과 EU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한 친(親)트럼프 행보이기도 하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유럽인들은 안보를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훨씬 더 강력하게 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이변이 없는 한 차기 독일 총리에 오르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연립정부 파트너로 유력한 현 집권당 사회민주당(SPD)과 함께 ‘2,000억 유로 특별방위비 편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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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