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가 아픈데 혹시 담석증 때문일까?

2025-02-19 (수) 08:05:15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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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 바로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담석(쓸개돌)을 가진 환자가 담석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담석은 초음파 같은 검사를 통해서만 확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떤 불편한 증상이 있어도 쓸개돌 때문에 생기는 증상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화가 안되고 속이 불편하면 보통 위경련이나 체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고,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들조차도 환자가 말하는 증상만 듣고는 처음에 단순한 위경련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진을 하기가 쉽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런 심한 통증
일단 일반적인 체증과 구분되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쓸개돌이 커져서 담도(쓸개즙이 지나가는 길)를 막아 생기는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다. 이것을 ‘담도 산통’이라고 부르는데,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통증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고, 등이나 어깨까지 퍼지기도 한다.
통증은 예고 없이 갑자기 생겨서 1~4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서서히 또는 갑자기 사라진다. 이때 메슥거리고 토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언제나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모든 담석증 환자가 이런 발작성 통증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무증상 담석’이라고 해서, 담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생 통증과 같은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굳이 담석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헷갈릴 수 있는 다른 증상들
담석을 가진 환자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담석증 증상과 다른 증상을 구분하는 것이다. 발작성 담도 산통은 워낙 특징적이라 구분하기 쉽지만, 아직 담도 산통을 경험하지 않은 일부 환자에게 나타나는 가벼운 증상의 경우, ‘기능성 소화장애’와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다.
예를 들어, 식사 후 더부룩함이 계속되고 소화가 안되는 경우,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 가끔 오른쪽 윗배에 간헐적인 불편함이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는 담석증과 기능성 소화장애의 증상이 서로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능성 소화장애는 담석증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위나 장에 특별한 이상 없이, 주로 심리적인 스트레스, 분노, 우울, 긴장 같은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져서 나타나는 구조가 아닌 기능에 이상이 생긴 소화장애이기 때문에 치료도 구조의 수복이 아닌 기능의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야만 한다.

담석증과 기능성 소화장애를 동시에
하지만 가끔 담석을 가진 무증상 담석 환자가 기능성 소화장애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심하게 체하였거나 기능성 소화장애가 생겨 병원을 찾았음에도 불구, 검사 중에 담석이 발견되면 대부분의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담석증 초기 증상으로 판단하고 담석 수술을 권한다. 하지만 이것은 두 증상의 원인을 잘못 판단한 결과이므로, 어렵게 담석 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기능성 소화장애 증상은 여전히 남게 된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핵심
질병의 증상을 스스로 구분하기 어려운 환자들로서는 이런 결과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두 질환을 많이 다뤄 본 의사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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