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날의 설렘

2025-02-19 (수) 08:00:25 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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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났으니 곧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리라. 학창시절 윤동주의 서시는 늘 나에게 봄날의 설렘처럼 다가왔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옛 선조들의 아름답고 기품있고 서정적이며 애절하기까지한 이 서시는 아무리 힘든 역경과 고난속에서도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자신을 돌아보고자 노력하는 겸손이라는 미세한 떨림을 마냥 숨기지 않았다. 작은 흠집에도 괴로워하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는 동지들의 애절함을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결코 역사에 그리고 후대에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맹세하고 다짐하는 윤동주의 이 위대한 서사시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깊은 감동과 삶의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올바른 인성교육, 도덕교육을 등한시함으로써 작은 잎새에 이는 바람조차에도 괴로워했던 윤동주 시인의 순수한 양심과 고결한 정신세계가 명색이 리더라는 자들의 삐뚤어진 정신세계와 너무나 비교가 되는 듯하여 참 씁쓸한 요즘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 되어 권모술수와 후안무치한 사람들은 힘을 얻고 자리를 차지하고 정직하고 착한사람은 오히려 바보가 되고 늘 뒤로 밀려나거나 스스로 피해버리는 현 세태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특히 부패한 정치인들을 보면 그들 사전엔 도덕과 상식 그리고 정의와 공정이 사라진지 오래됐으며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부정앞에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며 결국에는 나라까지 팔아먹을 기세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전과자인 것이 마치 훈장이나 된 듯이 위세를 떨며 선량한 국민들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위선이 하늘을 찌르며 나라사랑하는 애국심이라고는 광장에 나와있는 시민보다 못한 부도덕한 위정자들이 나라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현실이다.

먹고살기도 바쁜 국민들은 주말이면 추운 광장에 나가 나라 정치판을 걱정해야 하고 여기에 국민의 저항권 운운하며 믿을 건 국민이라고 추켜세우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정치인들은 하나둘씩 숟가락 얹기에 여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국민들은 스스로의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절박함과 애국심으로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속에 빛나는 통합을 이끌어냈던 지난 역사를 보더라도 이런 국민적인 대각성의 민심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 믿는다. 또한 깨어있는 시민들이 주도하는 이 강렬하고 위대한 대변혁의 물결이 여기서 멈추지않고 자유통일운동으로까지 번져나갈 수 있기를 봄날의 설렘처럼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

<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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