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만남

2025-02-13 (목) 08:00:38 안정수/용커스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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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밸런타인스 데이를 앞두고 지난 세월의 만남들이 떠오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싫던 좋던 수많은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행복하고 기뻤던 관계, 슬프고 생각조차 싫었던 관계. 그중에서도 좋은관계 속에서 결실을 맺었던 지난날을 되새겨본다.

첫번째 만남: 학교 졸업전 H계열사에 취업이 되어 명동에 있는 사무실에 근무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절친중에 Y 대학 졸업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있던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재벌 반열에 거의 가까와졌지만 그 당시 신생기업이었던 대학 친구가 운영하는 회사에 응시했다가 취업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그 친구로 부터 이유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미리 알았으면 혹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K대학 출신 입사동기가 누군가 직원을 구한다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당장 그 입사동기에게 Y대학 출신의 내 친구가 있는데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의 친구 역시 Y대학 출신으로 아버지와 함께 그 당시 최고의 문구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만남이 이루어져 취업이 되었고 그곳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두번째 만남: 하루는 명동에 있는 나를 만나기 위해 나오는 길에 무역과 여직원들과 함께 나왔다. 그중에 첫눈에 반한 아가씨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졸랐다. 사정사정 했던 모양이다. 나 한테 빚진게 있었으니까⋯. 만남이 이루어진 후 전화 공략이 매일 이루어졌다. 급기야는 약혼하고 장인 장모님의 어려운 허락하에 미국까지 오게되었고 현재까지 열심히 살고 있다.

세번째 만남: 회사 근처 명동에 출타하였다가 그 당시 우리대학 학과에 유일한 홍일점 후배를 만났다. 같은동네 출신에 국민학교 후배이기도 했다. 퇴근후 저녁을 함께 하자고 기다리라고 한후 입사동기와 함께 나갔다.

식사하고 얘기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헤어질 때 입사동기가 슬쩍 나한테 개인적인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한다. 헤어지고 집에 가는 중에 후배에게 한번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선뜻 내키지 않는 것 같았다.

입사동기가 계속 졸라 학교에까지 가서 수업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만나게 해주었다. 그후 나는 이민길에 올랐고 둘이 결혼해서 잘 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뉴욕에 있는 친구 ROTC 단톡방에 수소문해서 연락이 이루어졌다.

2023년 한국 방문시 두사람을 만나서 귀한 시간을 보냈다. 어찌 이런 만남들이 우연의 일치라고 하겠는가. 친구 취업에 도움이 되어주고 그로인해 배우자 만나고 나 또한 친구의 도움으로 귀한 배우자 만나고. 입사동기 역시 우리와의 관계로 배우자를 만났으니 서로의 좋은 의미의 빚을 갚은 훌륭한 삼각관계가 아닌가.

<안정수/용커스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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