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월의 길목에서

2025-02-05 (수) 08:09:53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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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잠들어 있는 밤
사뿐히 눈 날아와
온 세상이 하얀 눈꽃으로
나무숲은 청량하고
가슴에 스며든 겨울은
배고프고 춥다
눈밭에 서성이던 다람쥐 한 마리
나무에 오른다
흩뿌려지는 눈꽃
배고픈 새 한 마리
높은 가지 위에서
노래를 부른다
우리네 인생 엄동설한도
아지랑이처럼 봄이 오고
가슴에 얼음물이 녹아 흐르면
창문 넘어 겨울이 지나가는 소리

짧게 지나가는 2월의 길목에서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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