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춘추] 향기로운 삶이란

2025-01-17 (금) 12:00:00 양상훈 수필가ㆍ시인
크게 작게
우리 생활주변에는 나쁜 냄새나는 사람과 향기 나는 사람이 공존하곤 한다.

향기는 겉을 가꾼다고 나는 것이 아니다. 향수 뿌린 사람에게 나는 향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고유한 인품을 반영한다. 향수뿌린 사람보다 분명 향기 나는 사람이다. 향기로운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고 따뜻한 사람이다. 말로만 걱정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말없이 행동으로 묵묵히 나타내는 사람이다.

나쁜 냄새를 감추기 위해 향수를 뿌리면 두 냄새가 혼합되어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처럼, 나쁜 인품을 가지고 아닌 척 위장하여도 그 사람으로부터 풍겨나는 위선은 곧 밝혀지는 법이다.


무릇 향기가나는 사람이란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사람이다. 인간미가 물신 풍기는 사람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아무도 모르게 기쁨으로 알고하는 사람.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오늘날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다보면 사람들의 마음이 메마르고 강퍅해 지는 것 같다. 자칫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주변에는 비록 많이 가지지 않지만 자신에게 있는 것을 나누어주거나 자신의 시간을 내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야말로 향기 나는 사람이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알뜰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때에 향기로운 마음이 우리의 이웃과 우리의 삶을 훈훈하게 한다.

향기 나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첫째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 돈이 없고 버스를 타고 다니며 궁핍하여도 당당한 사람이다. 카리스마적이어도 매력이 있고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하여 끌리며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이다.

사람마다 제 발로 서서 제힘으로 살아가고 자기를 존중하고 지키려한다. 자존심은 자기보존의 당연한 감정이다. 자존심이 부족한 사람은 공연히 아첨하고 굽실거리고 비굴해지고 치사스러운 행동을 한다.

둘째로 깊은 내공이 있는 사람이다. 척 보고 알아듣는다고 쉽게 보이지만 내공이 많아야 한다. 공부하고 연습하며 연마하여 세월이 흘러야 숙련공이 되듯이. 운전과 같이 습관적 반복으로 무의식적 달인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인간미이다. 서산대사의 해탈 시에서 나눠주고, 마음 밭에 향기로운 꽃피우면 천국 극락이 따로 없다는 인간미가 묻어나온 표현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향기가나는 인품이나 보이지 않는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이 향기로운 사람이다. 향기가 나는 사람은 남을 편하게 한다. 배려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좋은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양보할 줄 안다. 또한 늘 같은 모습을 하며 변덕을 부리거나 이기적이지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사이좋은 통로를 내는 지혜가 풍성하다.

위대한 예술가나 탁월한 학자나 고매한 종교인의 얼굴에는 분명히 환한 빛이 서려있고 사람을 누르는 힘이 있다. 그것은 좋은 꽃에서 발하는 그윽한 향기와 같아서 감 출래야 감출 수가 없는 모습이다.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주고 또 주고 끝없이 주는 사랑이다. 받기를 바라지 않고 주기만하는 사랑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랐다. 어머니의 가슴속에서는 사랑의 따뜻한 향기가 한없이 솟는다.

<양상훈 수필가ㆍ시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