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와 한국 정치

2025-01-14 (화) 08:16:26 이성열/조선족 한의사
크게 작게
한국 정치가 왜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는 그야말로 현 한국 정치의 복잡한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과거 한국은 남북 분단과 6.25 전쟁의 상처로 인해 오랫동안 보수(우파)가 우위를 점했다. 당시에는 진보(좌파)를 간첩이나 빨갱이로 몰아가며 사회적으로 위축시키는 분위기가 강했다. 국가보안법과 남산 안기부(현재 국정원), 대공분실 같은 기관들이 좌파를 감시하며 억압했기 때문에, 좌파들이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빨갱이”나 “간첩” 같은 표현은 구시대적 발언으로 간주되며, 이를 언급하면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간첩 타령이냐?”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실제 간첩 활동이 여전히 존재하고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주장도 많다.


특히 진보 세력이 잘하는 일 중 하나는 언론과 여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 언론이 가진 영향력은 막강하다.
언론이 여론 몰이를 통해 검찰과 경찰을 압박하거나 무능하게 몰아붙이는 사례도 흔하다. 예컨대, 세월호 참사 당시 선주 유병언을 검거하지 못한 검찰에 대한 비판이 언론을 통해 쏟아지면서, 검찰은 무능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한국 정치에서는 이런 여론몰이와 보여주기식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할 때, 언론은 몇 시간 동안 생중계를 하며 희귀 동물을 관찰하듯 촬영했다. 이번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하는 장면을 언론이 생생히 중계하며 모욕적으로 다루고 싶어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고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의 혼란은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심화됐다. 당시 보수는 참사의 여파로 거의 침몰했고, 언론은 사실상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언론의 막강한 권력은 가짜 뉴스와 무책임한 보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는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국민 모두가 정치판에 뛰어들어 좌우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진보라고 불리는 세력이 추진하는 변화들은 때때로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성별을 개인의 취향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전통적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던 성별 이분법을 넘어 ‘기타’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 것 등이 그렇다. 이것이 진보의 상징인가?

세상은 우리가 익숙했던 가치와 도덕의 틀을 넘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진보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과연 이 변화가 옳은 방향인지 많은 이들이 혼란을 느낀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와 사회는 ‘진보’라는 이름 아래 끝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성열/조선족 한의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