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1억6,770만명 달해
▶ 농업·서비스 부문 등 종사
분쟁과 재난 등으로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일하는 이주민이 1억6,770만명에 이르며 세계 노동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16일 밝혔다.
ILO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근로 중인 이주민이 남성 1억270만명, 여성 6,49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3년 이후 3,000만명가량 증가한 수치로, 세계 노동 인구의 4.7%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주 노동자가 많은 곳은 유럽과 북미, 아랍 국가였다. 특히 북유럽과 남·서유럽을 합친 지역의 이주 노동자 비율은 2013년 22.5%에서 2022년 기준 23.3%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주 노동자는 고소득 국가에서 돌봄과 같은 서비스 부문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주 노동자 가운데 68.4%는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주 노동자의 실업률은 7.2%로, 비이주 노동자(5.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언어 장벽 등으로 차별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이주 노동자는 글로벌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노동 권리를 보장하는 건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경제적 필수 사항”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페인과 독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출산률이 급감하면서 부족한 노동 인구를 채우기 위해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나라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미국도 이민자 등 이주민이 미국 시민자들이 기피하는 농업과 서비스 등 노동 시장의 많은 주요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저 출산률의 한국도 앞으로 턱없이 부족한 노동 인구 중 상당수를 해외 이민자와 이주 노동자로 채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