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자주 호소하는 질환 중에 ‘cumulative trauma’란 게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누적 외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 병은 신체 특정 부분의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지속적인 물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컴퓨터 작업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손목 터널 증후군’이다. 이는 초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점점 악화될 수 있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질환이 종업원 상해보험(워컴) 클레임의 단골로 등장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누적 외상’은 다양한 업종에서 여러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보험사에 접수되는 클레임을 보면 이 질환을 병명으로 내세우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더욱 큰 문제는 워컴 클레임과 함께 노동법 민사 소송을 함께 걸어 오는 경우들이 많아 고용주들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워컴과 민사 소송을 함께 거는 것은 다분히 더 큰 보상이나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이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고용주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고용주는 이런 일을 당했을 때를 대비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상해보험과 관련해 직원이 다쳤을 때 신속한 치료와 사고 내용을 날짜, 시간, 사고 경위, 목격자 진술 등을 포함해 상세한 기록을 남겨 놓아야 한다. 그리고 즉각 보험사에 리포트하는 등 법과 규정, 그리고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무 환경 개선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 실시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또 직원과의 소통도 중요한데, 이는 사고 발생 여부에 상관없이 항상 원활하게 유지해야 하며 이는 갈등 위험 요소를 줄여주고 상호 신뢰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레임 여부에 상관없이 항상 직원들의 임금, 오버타임, 점심 및 휴식 시간 제공과 관련된 기록들을 철저히 작성하고 보관해 놓아야 나중에 문제 발생 시 고용주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만약 상해보험에 민사 소송까지 제기한다면 돈을 줘 해결하려는 자세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주들은 상해보험을 가지고 있으니 클레임이 들어와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민사 소송이 이어지면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원측 변호사가 서류 대행사를 통해 고용주에게 각종 기록과 자료를 요청하는 요청 명령서(subpoena duces tecum)를 보내는 것은 상해보험 클레임에서 직원의 피해액을 계산하기 위한 것이지만,이 자료들은 민사 소송에 이용될 수 있다. 또 직원이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근무기록 등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낼 수도 있다.

그런데 많은 고용주들이 이런 편지들을 상해보험 클레임과 관련된 것으로 착각해 보험사에 보내면 끝나는 것으로 오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결국 이는 민사 소송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으며 심지어 민사 소송 소장을 역시 상해보험 클레임의 일부로 잘못 생각해 결국 패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소장은 한 달내에 답을 하지 않을 경우 직원측 변호사는 법원에 피고 패소 신청서를 접수시켜 법원으로부터 승소를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런 편지나 서류들은 항상 면밀히 살펴봐야 하며, 보험사에 보낼 것인지 아니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신속히 변호사 등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게 나중을 위해서 현명한 자세이다.

특히 소송에서는 모든 서류와 진행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고용한 변호사에게 일임하겠지만, 자신이 주체임을 항상 기억하고 함께 대비해야 실수를 방지하고 보다 효과적인 소송전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직원들의 ‘누적 외상’ 가능성이 있는 업무들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도 이런 소송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