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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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대책 실질적 성과를 기대한다

2024-12-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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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시즌을 맞아 되돌아보는 우리 커뮤니티의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하고도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는 것 중 하나가 홈리스 문제일 것이다. LA 한인타운만 해도 한인 등 주민들이 체감하는 노숙자 실태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자주 일어나는 방화 사건들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LA의 홈리스 위기는 해결의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실시된 노숙자 전수조사에서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가 나타났고, 최근 캐런 배스 LA 시장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형태를 갖춘 거주시설로 이동한 홈리스들의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달로 취임 2주년을 맞은 배스 시장은 이번주 LA 한인타운에 있는 노숙자 영구주택 시설을 찾아 지난 2년 간의 홈리스 대책의 성과를 설명하는 회견을 가졌다. 배스 시장은 집이 없는 홈리스들 중에서도 특히 그야말로 길거리에서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무시설 노숙자의 수가 전년 대비 10% 정도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당국의 노력으로 그동안 수천명의 홈리스들이 임시 주거시설이나 영구주택 등 보금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공식 집계에서 LA시의 홈리스 수는 4만5,000여 명이고, LA 카운티 전체를 보면 7만5,000여 명이나 된다. 한인타운 중심부로만 구역을 좁혀도 실제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수가 500명에 가깝다. 정책 노력에 힘입어 노숙자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민들의 홈리스 문제 체감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원칙적으로 홈리스 문제는 단순히 주민들과 비즈니스들의 불편 해소와 환경 개선의 문제를 넘어서는 인간의 존엄성 차원의 ‘휴먼 크라이시스’다. 하지만 4만 명이 훨씬 넘는 홈리스들이 단숨에 모두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는 마술 같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로컬 및 주정부가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한 해를 보내며 새해에는 홈리스 문제 대처를 위한 정책과 예산 사용이 좀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이뤄져 한인 주민들이 체감하는 위기의 심각성이 덜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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