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 Basel Miami Beach 2024 -마이애미비치 컨벤션 센터-
▶ 미술시장 침체 속 희망을 보다
매년 12월 전 세계 미술계는 마이애미로 모인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와 함께 도시 전역에서 위성 페어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에 12월 6-8일까지 38개국 286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전통적인 갤러리 부스, 주제별 쇼케이스, 단독 스포트라이트, 기념비적 설치물,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되어 기성과 신진 작가에게 자유로운 주제에 대한 창의적인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는 자리다. 물론 까다로운 심사과정이 따른다. 올해는 신임 감독 브리짓 핀이 등장한 첫 무대다.
이 페어는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화, 뉴미디어 등의 작품이 6개의 섹터로 나뉜다.
페어의 주요 부문인 Galleries에서는 주요 갤러리가 프로그램을 포괄적으로 살펴보고 신진 작가부터 20세기 거장의 작품까지 선보인다. Kabinett 부문은 부스의 별도 구역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포함한 간결하게 큐레이팅된 프레젠테이션을 전시한다.
Nova는 떠오르는 신진작가를 기념한다. 갤러리는 이 분야의 최대 3명의 아티스트가 지난 3년 동안 만든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 신진 작가의 개인전을 기획하는 Positions과, 2000년 이전에 만들어진 개별 프로젝트를 위해 마련된 Survey, 몰입감 넘치는 대규모 작품들로 구성된 Meridians는 소재와 크기가 매우 흥미롭다.
올해 한국에서는 현대, 리안, PKM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바젤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국제갤러리가 불참하여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국제의 분점격인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가 그 몫까지 맡고 한국의 섬유예술가 이신자의 대형 추상 태피스트리를 전시했다.
PKM은 서베이 섹터에 한국의 조각가 정현의 솔로 프로젝트를 가졌다. 이 부스는 정현이 90년대에 제작한 강렬한 표현성을 지닌 브론즈 두상 조각과 타르 드로잉을 집중력 있게 다루었다. 한국 조각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다져온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물질, 시간, 기억의 깊은 서사를 담아내는 예술적 탐구의 결과물이다.
특히 주최측이 에디터스 픽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하여 그 어느 때 보다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펼쳐 보일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갤러리현대는 실험미술과 추상 회화, 독창적인 작업 세계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엄선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지평을 확장해 온 이들의 1980년대 작업부터 2024년 신작까지다. 전시작가는 정상화, 이승택, 이건용, 김민정, 유근택 등이다. 서울과 대구에서 선전하고 있는 리안은 아트바젤의 문턱을 드디어 넘었다. 처음 참여라서 일단 관망하는 눈치였다.
하우저앤워스, 데비드 즈위너, 가고시안 등 대형 메이저 갤러리를 포함 대부분의 갤러리들의 작품 판매는 미술시장의 전반적인 매출 하락으로 약간 위축된 상황이다. 주최측의 공식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침체기에는 실적 부진에 대한 보도가 많지만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 손실을 감내하며 프로그램을 축적해 가는 갤러리, 그리고 전시나 판매의 기회가 적어도 작업을 해내는 작가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이어지는 그들의 활동이 미술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트바젤은 현재 희소식을 안고 있다. 아부다비 아트를 인수하고 운영하는 대가로 2천만 달러 투자 협상이 진행 중이다. 2022년 파리에 아트바젤을 신설했듯 조만간 아트바젤 아부다비가 조성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오일머니가 문화 예술계 전반에 투자되며 주요 작품을 소장하고 미술관, 경매기업, 아트페어, 갤러리를 유치하게 되면 미술계의 숨통이 트일거라 예견하고 있다.
<
도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