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표적’ 좌표 찍는 머스크
2024-11-29 (금) 12:44:42
▶ “가짜 직업” 기후 공무원 거론
▶ “소비자금융보호국도 없애라”
▶ ‘눈엣가시’ 제거 대상 다양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시험 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공격 표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도운 공로로 정치에 깊숙이 발을 담그면서 눈엣가시 같았던 제거 대상 목록을 점점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영향력과 자금력을 십분 활용해 우파 진영 소속으로 이념 전쟁의 선봉에 서는 모습이다.
27일 CNN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본인 소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기후변화 대응 담당 여성 공직자 4명의 이름과 직책이 담긴 게시물 2건을 공유한 뒤, 이들이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예컨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 ‘기후다변화국장’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납세자가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글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는 댓글을 다는 방식이다. USIDFC는 저소득 국가 기후변화 대응 지원 투자를 돕는 조직이다.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 최고기후책임자, 보건복지부 환경정의·기후변화 선임 고문, 주택도시개발부(HUD) 선임 기후 고문 등에게도 같은 낙인이 찍혔다.
머스크가 찍은 ‘좌표’에는 공격이 쏟아졌다. 머스크의 팔로어는 2억 명이 넘는다. 해당 게시물 조회 수는 수천만 회나 됐다. 저격 대상이 된 USIDFC 기후다변화국장은 결국 자신의 SNS 계정을 닫았다. CNN은 자신을 방해하거나 잘못했다고 여기는 사람을 공개 지목하는 게 머스크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라며 그의 표적이 되는 게 두려워 직장을 그만두는 공무원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표적은 사람만이 아니다. 머스크는 이날 X의 다른 이용자가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비판한 글에 댓글로 “CFPB를 없애라. 중복되는 규제 기관들이 너무 많다”고 썼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계기로 버락 오마바 행정부 때(2010년) 설립된 CFPB는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 기업들을 규제하는 역할을 해 오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단속 기능이 강해졌고, 규제 대상 업체들의 원성도 커졌다.
이런 식의 제거 대상 특정은 정부 내 관료주의 혁파 및 낭비성 지출 감축이 명분이다. 현재 머스크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할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내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