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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 신작, 런던에서 만난다

202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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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테이트 모던과 서도호 전시 후원 계약

▶ 내년 5~10월 설치·조각 등 ‘장소 특정적’ 신작도 공개

서도호 신작, 런던에서 만난다

서도호 작가. [제네시스 제공]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서도호 작가의 여정을 함께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진정한 가치를 재확인하길 기대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5년 5월부터 영국 런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 열리는 서도호(62) 작가 전시를 후원하는 취지를 밝혔다. 제네시스는 테이트 모던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내년 5월 열리는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워크 더 하우스(Walk the House)’ 전시를 후원한다고 밝혔다.

내년 5월 1일~10월 19일 진행하는 전시는 서 작가의 개인전으로 설치, 조각, 영상, 드로잉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주제는 건축, 공간, 신체, 기억의 관계를 탐구하고 거주와 이동 개념에 질문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로 지난 30여년간 서울과 뉴욕, 런던을 배경으로 활동해온 서도호 작가는 이 전시에서 신작도 선보일 계획이다. 구성 요소가 특정 장소와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해 배치한 ‘장소 특정의(Site-specific)’ 작품이 될 것이라고 현대차는 전했다.

1962년 생인 서도호 작가는 서울대 동양화과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을 졸업했고 예일대학원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보낸 성북동 한옥과 판이하게 다른 미국의 아파트 생활을 통해 문화적 괴리감을 느꼈고, 이를 실과 직물을 이용한 섬세한 설치작품으로 구현했다. 한옥을 실제 크기와 동일하게 제작해 공중에 띄우는가 하면, 뉴욕의 아파트를 문고리와 변기까지 표현해 제작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이 된 ‘집’은 문화정체성을 상징하며 ‘문’은 서로 다른 문화권을 넘나드는 통로로도 해석된다. 한국 현대 수묵추상의 거장인 서세옥 화백의 장남으로 LA 카운티 뮤지엄(LACMA), 뉴욕 휘트니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뮤지엄들이 그의 작품을 영구 소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서도호 작가의 ‘공인들’(Public Figures)이 미국 최대 아시아 전문 미술 기관인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앞 프리어 광장에 전시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작품은 1998년 처음 제작됐으며, 지난해 NMAA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재탄생했다.

WP는 ‘내셔널몰에 세워진 서도호의 기념비, 공공미술을 뒤집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물관 입구를 장식한 서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었다. WP는 “언뜻 보기에 아직 영웅의 청동상이 없는 빈 주추(plinth)처럼 보이지만 ‘공인들’은 뒤집혀 있다. 주추 아래에 배치된 작고 수많은 인물 조각상들이 힘을 모아 거대한 무게의 상판을 들어 올리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WP는 이 작품이 공공미술과 사적 공간이라는 테마를 비틀어 선보이는 서 작가의 여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서 작가는 투명한 천으로 만든 집 등 굳건한 건축물을 부드러운 예술로 바꾼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LACMA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폐쇄됐다가 재개관할 당시 서도호 작가의 작품 ‘348 웨스트 22가 스트릿’을 전시하기도 했다.

한편 제네시스에 앞서 현대차도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를 비롯한 저명 작가들의 전시를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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