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세 여성 환자가 한쪽 안면 부위의 이상한 감각 및 통증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몇 달 전부터 오른쪽 빰 부위에서 부터 날카로운, 마치 칼로 찌르는 듯 한 예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 하였다고 한다.
통증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데, 보통 하루 수차례에 걸쳐 생겼다. 매번 수초에서 길게는 수분에 걸쳐 통증이 지속된다고 한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나 물을 마실 때에 통증이 더 심해지며, 양치질을 할 때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최근 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찬공기에 노출될 때도 아픔이 유발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순간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감각이 생길 때도 있다고 하였다.
이 여성 환자의 증상은 신경통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뇌에서 나오는 열 두 쌍의 뇌신경가운데 하나인, 얼굴 부위의 감각을 담당하는 3차신경이라는 다섯 번째 뇌신경의 문제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3차신경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가지가 세 개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보통 두 번 째와 세 번째 가지가 잘 침범되어, 그 분포 영역인 뺨이나 아래턱 등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흔히 ‘3차신경통’이라고 한다.
3차신경통은 그 발생 원인에 따라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특발성 3차신경통과 특정 원인을 찾아낼 수 있는 2차성 3차신경통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전체 환자의 약 5-8%의 경우 3차신경이 나오는 부위와 이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 구체적으로는 뇌종양, 뇌동맥류, 다발성 경화증, 외상 등과 같은 2차성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본 환자의 경우 위와 같은 구조적 원인을 감별해내기 위해 뇌와 뇌혈관에 대한 촬영, 즉 뇌 자기공명술 및 자기공명 혈관조형술을 시행하였으며, 검사결과 어떠한 이차적 원인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환자의 치료로는 먼저 약물치료가 시행되었으며 다행히도 소량의 약물로도 환자의 통증이 효과적으로 조절될 수 있었다. 보통 3차신경통은 완치가 가능한 신경통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외과적인 미세혈관 감압술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을 고려하기 전에 먼저 약물치료를 시행해보며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을 경우 수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차신경통의 통증은 흔히 ‘아이를 낳는 고통보다도 심하다’고 할 정도로 그 아픔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하지만 그 치료에 있어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들이 많이 있으므로, 3차신경통이 의심된다면 주저할 것 없이 신경내과 전문의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문의 (571)620-7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