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운명이 수렁에 빠져 명재경각(命在頃刻)이다. 윤 대통령은 돌멩이를 맞아도 연금, 노동, 의료, 교육 등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영부인의 국정농단, 대통령 본인의 무능정치를 이유로 퇴진을 주장한다. 거대야당 이재명 대표는 재판을 앞두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퇴진 투쟁이 쉽게 풀리지 않을 태세다.
필자의 한국일보 워싱턴 10월 24일자 칼럼은 윤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려면 비리탈선이 줄을 잇는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해외로 이주한 다음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형태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태를 수습하자는 것이었다. 그러고도 국민여론이 용납을 안 한다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조국신당 조국 대표도 함께 퇴진하여 정치혁신을 절규하고 있는 국민을 무마하자는 취지였다.
필자의 주장은 정국이 지금처럼 파탄위기에 빠진 것이 윤석열 대통령만의 책임이 아니고 함께 정국을 이끌어온 이재명, 조국 대표가 다 같이 저질러 놓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공동 동시 퇴진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야당세력이 윤 대통령 퇴진만을 주장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정국불안의 씨앗을 계속 안고 가는 권력쟁탈 투쟁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건희 여사의 한시적 해외이주 조치는 여사가 국내에 있는 한 주변 정상배들 접근을 차단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겸하여 대통령 사과에 진정성을 보이자는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섣부른 개혁추진으로 노동계 근로자들의 불만을 확산시켜왔다. 탱크 몰고 나온 군부정치 처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교육개혁은 교직자, 학자들의 반발을 야기하고 있고, 의료개혁은 국민 지지를 등에 없고도 1년이 지나도록 의료계와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정치수완 미숙을 드러내고만 있다.
김건희 여사의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증오심, 권력 실권자를 헷갈리게 하는 ‘한남동 라인'설 유포는 윤 대통령 퇴진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태다.
약점 많은 이재명 대표의 윤 대통령 퇴진과 탄핵 선동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15일과 25일에 있을 재판에 TV 중계를 하자는 여당의 요구를 민주당이 펄쩍 뛰며 극구 반대하고 있다. 당 대표 이재명 자신은 죄가 없는데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 탄압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정말 자신이 결백하다면 오히려 TV 중계를 하자고 앞장서 요구해야 할 텐데 이를 극력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윤 정부 출발 이래 이재명의 민주당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정부사업에 줄곧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해 왔다. 이재명의 민주당 사유화, ‘어버이 정당화’, 구속 적부심, 공개투표 말 바꾸기, 구속 위기에 몰리자 보약 마셔가며 국민우롱 출퇴근 단식쇼 등 쉬지 않고 정치 분위기에 먹물을 끼얹어 왔다.
지금 그가 오늘의 정치 파탄 현실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 윤석열 조기퇴진으로 임기단축 헌법개헌이니 뭐니 윤석열 퇴진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한눈에 속셈이 들여다보인다. 윤 대통령을 퇴진시켜 자신이 권력을 잡아보자는 수작인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셀 수 없는 거짓말, 변칙 정치희롱도 국민들의 퇴진요구 항목에 충분히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명태균, 김건희, 윤석열의 공천개입 비리를 떳떳이 추궁할 자격이라도 있는지 낯 뜨거운 일이다.
이재명 대표는 22대 의원선거에서 대규모 ‘공천학살'을 단행하고 개인 변호사 48명을 공천하였다. 자신의 구속 적부심에 의원들 공개 비공개 투표 말 바꾸기로 대혼란을 일으키고, 단식쇼를 부려 정치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여개에 달하는 특검 공격은 매일 계속되고 있다.
장차 이재명 대표 앞에 진정한 양심세력이 집결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조국 대표는 곧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범죄자 신분이다. 윤 대통령 퇴진이라니 누가 누구에게 해야 하는 말인지 가소롭다. 한국 정치판이 얼마나 저질인지를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아 한숨이 나온다.
이런 정치 파탄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이한 태도가 더 한층 절망을 안긴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탈선에 아무런 지적도, 충고도, 대국민 해명도, 사과도 없다. 분명 사사롭게 개인주의에 빠져 김건희에 매달려 있을 것이냐, 아니면 공인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우선 할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데 거의 아무런 반응이 없다. 기막힌 일이 아닌가. 도대체 윤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뭘 믿고 이러는지 불행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다.
얼마전 장호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미국을 다녀갔고 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이 서울을 다녀왔다. 긴급현안도 없는데 한미 양국의 안보라인 교차 방문이 심상치 않아 관심이 갔다. 최측근 신원식을 안보실장으로 이동시키고 경호실장 김용현을 국방장관에 발탁한 내막은 뭔가. 윤 대통령의 태연자약 엉뚱한 구상이라도 있는지 갖가지 루머와 함께 계엄령, 친위쿠데타와 같은 엉뚱한 단어들을 많은 사람들이 화제에 올리고 있다.
현 정치난국을 수습하는 길은 김건희 여사의 해외격리,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조국 등 야당대표의 동시 동반 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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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