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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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친구 한재홍 목사를 보내며…

2024-11-06 (수) 손영구/목사·해외애국총연합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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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라 애가만 나오누나. 벌써 짐을 싸고 떠나다니⋯.
천국이 그렇게 좋은가? 지난주에 전화했더니 안 받더구나 그래서 문자를 넣었지 그래도 답이 없었다. 즉각 불길한 예감이 오더라. 전화를 안받는 친구가 아니니까. 일주일만에 오늘 아침 신문에 부고통지가 왔네. 오호통재라.

우리 나이에 병원 가면 죽는다 했는데 간 모양이구나. 부고를 보는 순간 멍 하더구나. 조금씩 정신이 되찾아왔지. 그래 벌써 떠났구나. 골프장으로 한번 더 데리고 가야하는데 말이야. 아쉽구나 맑은 공기 청명한 하늘 서로 웃을수 있는 담소를 한번 더 나누고 보내야 하는데 후회가 되누나.

뉴욕에서 너는 별이였다. 군대서 최고의 계급이 별이다. 너는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아는 된다. 뉴욕의 큰 별이 지고 말았구나.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한사람씩 짐을 싸고 지구를 떠나니 슬프도다.


이 길은 누구나 가는 길이지만 친구가 떠나면 어쩐지 슬프다. 한집에 살던 가족들이야 얼마나 아플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형국이 아닐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아내와 자식들에게 충만히 내려 주시길 간구합니다.

2년전 온역 염병이 전세계에 퍼져 미국에서도 100만 명이 사망했을 때 너희집에서 40일을 지내던 때가 생각이 나는구나. 네가 16명의 목사가 온역으로 사망했다고 말해 주었지. 그중에 너와 이름이 똑같았던 임재홍 목사가 죽었다는 말에 가슴이 멍했다. 아직 젊은데⋯.

임재홍 목사는 내가 시무한 뉴욕산정현교회에서 중고등부를 담당했던 전도사였기 때문이다. 그때도 너는 살아 남았는데⋯.
입주하면서 사모님께 말했다. 식사는 한끼도 안먹고 오직 잠만 자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너와 다이너로 가서 아침을 먹으며 뉴욕 일, 교회 일, 한국 일, 두루두루 대화하며 지내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는구나.

또 내 돈을 절약해 주느라 식사를 마치고 나면 주위를 돌며 아는 목사가 있는가 보고는 찾아서 손 목사가 여기 왔다고 하면서 그가 아침 값을 내도록 머리 쓰던 일, 나는 속으로만 웃었지. 그리고 네 머리가 비상함을 알았지.

너와 나만 아는 미소가 아닌가. 이심전심이란 것이 이런 것이지.
너와 나는 40년지기인 것 같다. 나는 이북 청진사람이기에 전라도 사람은 언제부터인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김대중이 대통령 된후부터 인가보다.

그러나 너만은 아니였다. 언제나 바른 말, 바른 일, 바른 것을 보고 말했기에 나와 40년지기가 된것 같다. 너의 구수한 칼럼, 교훈적 칼럼, 재미있는 칼럼을 지상에서 볼수 없으니 많은 구독자들이 슬퍼하겠구나.

하나님 우편에서 나의 기도를 즉시들어주라고 간청해 주어라.
나의 소원은 북한정권 진멸하고 북한주민 노예에서 해방하고 자유를 주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간 리빙스톤은 사자가 한팔을 물어 외팔이가 될때까지 사역했지.

그리고 나이 늙어 불쌍해 보여 국왕이 귀국하여 평안히 쉬라 할때 “아닙니다, 사명이 있는 한 죽지 않습니다” 하며 끝내 거기서 생을 마감한 리빙스톤의 일생이 생각난다. 친구는 리빙스톤 같은 인물이야. 과테말라에 성경을 보급해야 한다고 동분서주했지,, 그 일에 하나님이 큰 상급주시리라

<손영구/목사·해외애국총연합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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