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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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찰라의 동행

2024-11-04 (월) 김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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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스민 계절 만큼이나
닮아진 표정이 익숙하다

언젠가
세상에 지고 돌아온 당신의 등이
웅크려 누웠을때

대지는 속을 비웠고
우린 인간의 언어를 내렸다


주름 그득한 하얀손이
그대 이마에 위로를 전한다

하얀손을 닮은 흰죽이 고비사막 같은
당신 입술을 적시니

비로소
연한것들이 이름을 쓰기 시작한다

<김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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