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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살해하라고 속삭였다”

2024-10-22 (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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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전 VA 여성 살해 용의자의 고백

“누군가 내게 살해하라고 속삭였다”

1994년 살해 당한 VA 여성(오른쪽)과 작년 살해용의자로 체포된 스테판 스머크 씨.

1994년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의 한 주택에서 한 여성이 수차례 칼에 찔려 사망했다. 30년전 이 여성을 살해한 범인은 누구였을까. 범인이 누군지도 모른 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이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해 9월 체포됐다. DNA 분석을 통해 체포된 범인은 뉴욕에 거주하는 52세 스테판 스머크(Stephan Smerk) 씨로 30년 전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이 달 초 배심원 재판을 통해 유죄평결을 받았으며 페어팩스 수사 당국은 최근 그가 범행을 자백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22세 현역 군인이었던 그는 알링턴 카운티의 육군 부대에 근무하고 있었으나 사건 당일 친구 집에서 술과 약물에 취해 이웃집에 들어가 37세 여성(Robin Lawrence)을 무참히 살해했다.

동영상에서 그는 “나는 그저 누군가를 죽여야만 했다”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 나에게 살해하라고 속삭였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본 유가족들은 “그에게서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며 “마치 영혼이 없는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단지 이웃에 살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2살짜리 딸을 둔 여성이 무참히 살해됐다. 옆방에 딸아이가 자고 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먼저 전화선을 잘라낸 후 자고 있던 그녀를 찔렀다. 무려 49번이나 칼로 찌른 그는 “나는 그녀를 아주 잘 잘라냈다”며 “내 안의 무언가가 나에게 이러한 행동을 강요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평소에도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했기 때문에 군대에 입대했다”며 이로 인해 6년여 간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자신이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그날 이후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았지만 나는 충분히 연쇄 살인범이 될 수 있었다”며 “솔직히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서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끔직한 살인범이 정체를 숨긴 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가정도 꾸리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우연히 그의 이웃에 살고 있던 피해자의 친척은 “우리 가족을 살해한 끔찍한 범죄자와 20년 넘게 한 동네에서 살았다는 것이 소름끼치게 놀랍다”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내년 3월 7일 열릴 예정이며 형량은 버지니아 법에 따라 최소 20년, 최대 종신형이 가능하지만 유죄 인정 합의(plea agreement)로 인해 70년 이상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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