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망각

2024-10-18 (금)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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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앞뜰에 도토리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제 가을이라 앞마당이 온통 도토리 열매가 떨어져 어지럽다. 그리고 홍설모 다람쥐가 꽤나 부산을 떨고 있다. 이 다람쥐들이 겨울을 나기 위하여 도토리를 물어다 묻느라고 바쁘다는 이런 말이다. 그런데 그 다람쥐가 자기가 묻어 놓은 그 도토리 태반은 어디다 묻어 놓았는지 잊어버린다고 한다. 도토리나무는 그 다람쥐가 잊어버린 덕분에 번식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시 말하여 다람쥐의 망각이 도토리나무 종의 번식으로 상부상조한다고 해야겠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새삼 하는 이유는 유튜브를 통하여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대 정부 질의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아직도 소위 친일파 타령이다. 한일 합방이 1910년이니 이제 햇수로 114년이나 지났으니 이제는 망각을 할 때가 아닌가? 도대체 언제까지 친일파 타령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일본의 상호 묵인 하에 하니까 을사보호조약보다 3년 앞서 1902년에 필리핀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의 해방과 같이 1946년 필리핀은 독립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자기 나라 말까지 없어져 영어가 포준어가 되었고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친미파들이다.


지구상에서 몇 십 년 식민치하에서 독립 후 원수처럼 지내는 나라는 오직 한국인가 싶다. 그런데 왜 한국은 아직도 친일파들은 척결의 대상이라고 야단들일까? 아닌 말로 자존심이 상해서인가?

또 정작 그런데 말이다. 1950년 한국 독립이후 6.25 전쟁에서 우리가 통일 문턱에서 중국 공산당 정권의 소위 중공군의 개입으로 통일도 무산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무수한 생명을 잃었다. 그렇다면 국회에서 친중파? 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성토하여야 하건만 아직 그런 말 들어 본 적이 없다. 일본의 114년 과거가 아니라 74년 전인데 말이다.

그리고 보니 친일파 척결이라 외치는 그 밑바닥은 근본적으로 다른 곳에 있는 듯하다. 혹시 종북좌파 때문일까?

사실 북한은 한국 정부와 달리 즉 정당한 절차를 거친 국민들의 자유 투표에서 세운 나라라기보다 독립의 정당성을 김일성의 만주투쟁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은 친일파가 세운 정권이요, 자기네는 독립투쟁을 한 정권임으로 자기네가 진정한 정통 국가임을 자처해 왔다.

그래서 그들에게 세뇌를 당하여 죽창을 들고 왜적을 무찔러야 한다는 동학란은 아직도 망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 아직도 남아 있는가?

사실 현실은 서울 거리에 외국인 특히 젊은 여성들 하면 일본 여성들이 제일 많이 방문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물론 한국 사람들, 해외 여행하면 일본이 단연 1등이다. 그런가 하면 가장 싫어하는 나라하면 중국이 단연 1등이다.

이제 35년 일제치하 후 그의 2배의 달하는 79년이 지났다. 망각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 일본을 껴안고 포용하는 의연한 자세 그리고 긍지를 갖자. 문화 강국의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로 뻗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고 격려하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들은 친일파라는 단어를 모른다. 오늘의 젊은 그들은 일본 그들 위에 우뚝 서있기 때문이다 친일파 이야기 시대가 지난 다시 말하여 망각의 세계의 이야기이다 젊은 그들은 친일파 운운 하는 사람들을 초라하게 생각할 것이다.

자랑스러운 그리고 K-pop으로 시작하여 예술 그리고 문화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노벨 문학상까지 거머쥔 우리의 젊은 세대이다. 우리 마음의 응어리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초라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 버리자. 그리고 자존심으로 우뚝 선 우리 젊은 세대들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박수를 보내자.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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