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캘리포니아 주 곳곳에서 대형 산불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수년 동안의 흐름을 보면 대형 산불로 인한 재산피해가 보험사의 손실로 이어졌고, 결국 이는 다시 부메랑이 돼 소비자들의 주택보험료 급등이라는 매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결과로 이어졌다.

자연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산불들의 발생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산불이 발생한 원인들을 분석해 봤을 때 의도적인든, 사고든 상관없이 사람들에 의해 비롯된 것이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즉 ‘인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산불의95%는 사람들의 부주의와 행동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고, 작년 한 해만을 놓고 봤을 때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중 7,000건 이상이, 전국적으로 5만건 이상이 자연적인 것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비롯됐다. 그리고 여기서 더 중요한 점은 의도적으로 산불을 일으키는 소위 ‘방화’ 보다는 부주의와 무모한 행동이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사례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최근 북가주에서 발생했던 “파크 산불”(Park Fire)은 주 사상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됐는데, 화재 원인이 어이없게도 40대 남성이 불타는 차량을 계곡으로 밀어넣는 바람에 시작됐다. 또 컨카운티 178번 하이웨이 지역에서 발생해 5만7,000에이커를 태운 “보렐 산불”(Borel Fire)은 운전자가 사망하는 차량 충돌사고 때 발생한 불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2018년 레딩 지역에서 발생해 23만 에이커를 태운 “카 산불”(Carr Fire)은 타이어가 바람이 빠지면서 아스팔트에 닿은 타이어 휠과 마찰이 지속되면서 발생한 불꽃 때문이었다.

2020년 4,200만달러의 재산손실을 불러온 엘도라도 산불은 파티장에서 터뜨린 폭죽이 원인이었고, 2002년 샌디에고에서 15명이 사망한 체다 산불은 사냥꾼이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기 위해 피운 불에서 시작됐다. 또 2018년 소방관이 진화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던 랜치 산불은 집주인이 햇빛 가림막을 설치하기 위해 해머로 금속 고정말뚝을 내리치던 중 불꽃이 숲에 옮겨 붙어 급속도로 번진 케이스다.

전문가들은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풀이 바짝 말라 작은 불씨에도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며, 심지어 한참 차를 운전한 뒤 바로 주차한 경우 배기통이 달궈져 있어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산불 발생 시를 대비해 산불 발생 위험 지역과 인접한 주택 소유주들도 수시로 집 건물과 주변 환경을 수시로 점검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내 집이 화마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산불이나 이웃집에 불이 내 건물로 옮겨붙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산불 등이 집 근처로 다가오면서 그 뜨거운 열기가 불로 이어질 수 있고, 마지막으로 산불 현장에서 발생한 불씨들이 집으로 날아와 큰 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불씨는 1마일 이상을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산불 현장과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어도 언제든지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우선 집 건물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지붕임을 기억해야 한다. 목재 등의 재질로 된 것이라면 쉽게 불이 옮겨 붙을 수 있어 타일 등 불을 견딜 수 있는 재질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지붕의 틈새에 나뭇가지나 나뭇잎 등이 끼여 있으면 제거하고 틈새마다 불씨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며, 지붕 밑 홈통 역시 나뭇잎 등이 쌓여 있을 경우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그리고 굴뚝이나 환기통 같은 곳들도 스크린을 설치해 불씨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집 주변에 잡초들을 제거하고, 마당에 불이 붙을 수 있는 것들을 잡목, 인화성 물질 등을 모두 치워야 하며 건물과 가까이 붙어 있는 나무는 가지들을 잘라 최대한 거리를 떨어뜨리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또한 마당에 데크(deck)가 있을 경우 그 밑 공간에 여러 잡동사니들을 집어 넣어두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역시 잘 살펴보고 불이 옮겨붙을 수 있는 것들은 치우도록 해야 한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