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韓 여야 ‘포스트 재보선’ 주도권 경쟁…김여사 이슈에 “쇄신””특검”

2024-10-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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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활동중단·의혹규명 협조·인적쇄신 등 3대 요구…尹 면전서도 거론할 듯

▶ 野, ‘명태균 의혹’ 등 추가한 세 번째 특검법으로 압박 강화…상설특검 동시 추진

韓 여야 ‘포스트 재보선’ 주도권 경쟁…김여사 이슈에 “쇄신””특검”

(마닐라=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4.10.6

여야가 재·보궐선거 직후 김건희 여사 이슈를 둘러싼 정국 주도권을 놓고 경쟁에 돌입했다.

재보선 기간 여론을 달궜던 김 여사 이슈의 인화성이 '포스트 재보선' 정국에서도 옅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여야 지도부의 상황 인식이 일치한 결과다.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재보선 이튿날인 17일 각각 김 여사와 관련한 '3대 요구안'과 '3차 특검법'을 들고나왔다.


'2 대 2'로 끝난 재보선 성적표가 이들 두 여야 대표의 당내 리더십을 확인해준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한 대표는 용산을 향해, 이 대표는 여권을 향해 스피커의 볼륨을 키운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를 직접 거명하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이른바 3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선거운동에서 약속했던 '당정 쇄신'을 지체 없이 행동에 옮긴 셈인데, 여기에는 당정 지지율 하락 등 악조건에서 고군분투해 '승부처'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압승으로 이끌었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제시한 '의혹 규명 절차 협조'를 두고 야권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한 대표는 "특정 절차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한 대표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김 여사 관련 언급과 고강도 쇄신 요구를 면전에서 꺼내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김 여사 관련 발언은 너무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민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정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한 당 대표의 임무"라며 "저는 제 임무를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친윤(친윤석열)계가 이번 재보선에서 '한 대표 역할론'을 평가절하하며 김 여사 관련 쇄신 요구에도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한 대표의 주도권 확보 움직임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민주당은 이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맹비난하면서 특검 수사 대상을 대폭 늘린 '김 여사 특검법' 재발의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세 번째로 발의된 특검법에는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사적으로 주고받은 메시지 공개 등으로 정치권의 '문제적 인물'로 떠오른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추가했다.

앞서 재표결 부결로 폐기된 특검법이 수사 대상으로 지목했던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등도 그대로 담았고,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등 야권이 김 여사를 향해 제기한 의혹들을 추가로 총망라했다.

아울러 해당 의혹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 및 '수사 고의 지연' 의혹, 대통령실의 수사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이 조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후 본회의에서 이번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다음달 재표결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검법과 별개로 대통령의 거부권을 우회하기 위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상설특검 후보 추천에서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규칙 개정안도 운영위 소위에 단독 회부한 상태다.

민주당은 또 김 여사 불기소 결정을 이유로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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