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회 건물 사용을 포기하고 UMC를 탈퇴한 주님처치 교인과 목회자들이 새 예배 장소인 라하브라 소노라 고등학교 강당에서 예배 후 함께 모였다. [주님처치 제공]
한인 연합 감리교회가 최근 교단 측의 진보적 움직임에 반대해 기존 교회 건물 사용을 포기하고 별도의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약 2년 전 LA 동부 롤랜하이츠 남가주주님의교회에 파송된 최현규 담임 목사와 대부분 교인들은 교단 측의 목사 파송 통보에 반대해 지난 6월 주님처치를 설립하고 라하브라 소노라 고등학교 강당에서 주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주님처치 측은 일방적인 담임 목사 파송 통보는 교단 장정을 무시한 갑작스러운 절차로 교단 탈퇴를 막으려는 교단 측의 횡포로 보고 있다. UMC 지도부의 동성애 수용 등 진보적 성향에 반대해 이미 수 천개가 넘는 주류 교회가 교단을 탈퇴한 가운데 UMC는 교단을 탈퇴하는 교회는 교회 건물가의 50%를 내야 건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님처치 측에 따르면 기존 남가주주님교회의 예상 건물 감정가는 약 1,100만 달러로 약 50%에 해당하는 527만 달러를 교단에 납부해야 교단 탈퇴가 가능하다. 불과 몇 달 안에 거액의 교단 탈퇴 비용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주님처치는 결국 건물 사용을 포기하고 새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다.
주님처치 측에 따르면 새 장소인 소노라 고등학교에서 지난 6월 23일 진행된 첫 주일 예배에는 약 280명의 교인이 참석했다. 30년간 몸담은 교단을 떠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는 최현규 담임목사는 “세상 가치를 하나님보다 중요시하며 이를 개체교회에 강요하는 교단의 억압을 버틸 수 없었다”라며 “하나님만 믿고 새로운 공동체로 거듭나자는 결단으로 나오게 됐다”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최 목사는 또 “우리 교회는 전통주의를 주장하는 교회로 진보주의 성향이 우세한 교단으로부터 부당한 지시와 조정을 받아왔다”라며 “UMC 헌법인 장정을 개정해 동성애 지도자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반대하는 교회에 횡포를 마다하는 교단의 모습에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UMC는 올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연례 총회를 개최하고 ‘지역화(Regionalization)’ 허용을 위한 UMC ‘조례’(The Book of Discipline) 수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지역화가 비준되면 미국 내 연합 감리 교회는 자체 조례를 통해 동성애자 결혼 축복과 비독신 동성애 성직자를 안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이 있기 전 이미 몇 년 전부터 보수성향 교회 교단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UMC 소식지 UM 뉴스에 따르면 2019년 임시 교단 탈퇴 규정이 마련된 뒤 2019년과 2023년 사이 7,500개가 넘는 교회가 교단을 탈퇴했다. 교단 탈퇴 교회는 2022년 5월 출범한 보수 신학 성향 교단인 ‘글로벌 감리교회’(GMC)에 대부분 가입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GMC에 4,281개의 교회가 가입을 마쳤다.
한인 연합 감리 교회의 UMC 탈퇴와 GMC 가입도 잇따르고 있다. GMC 한미연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 동부 지역 34개, 중부 지역 21개, 서부 지역 13개 등 총 68개 한인 교회가 GMC 가입을 완료했거나 가입 신청 또는 교회 개척을 준비 중이다.
▲주님처치: 주일 예배 장소 소노라 고등학교(401 S Palm St, La Habra, CA 90631)
▲문의: (626)901-9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