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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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우울에게 말을 걸다

2024-09-22 (일) 모니카 이 상담학 교수 데이브레이크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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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란 역할을 입고 많은 사람들의 우여곡절 이야기들을 들은지 십여년이 되었다. 닫아둔 마음을 열고 내면 깊은 곳으로 기꺼이 나를 초청해준 내담자들의 용기와 신뢰에 깊은 감사를 올린다. 수많은 드라마 밑에 깊이 뿌리내린 상처와 아픔은 예외 없이 몸과 마음의 ‘불안과 우울’로 드러난다. 그것들을 더 깊이 파보니 우울과 불안은 결국 가족이나 친밀한 관계의 단절이나 갈등의 증상임을 더 알아차리게 되었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인 불안과 우울은 비슷한 듯 보이면서 조금 다른 감정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으니 오늘은 불안과 우울에게 말을 걸어본다.

불안은 우리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대비하게 하고, 공포 반응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불안이 지나쳐 통제할 수가 없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때 우리는 불안장애라고 부른다. 불안이 커지거나 주관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경험하는 과도한 걱정이나 강박적 사고는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긴장감과 민감성 등의 반응이 주로 신체에 나타난다.

반면 우울은 슬픔, 공허감이나 절망감 등 우울한 감정이 깊어지고, 일상활동에 흥미를 잃고 의욕상실, 과도한 죄책감 및 식욕문제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2/3은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중 10-15%는 실제로 목숨을 끊는다. 상실을 경험한 애도와 차이가 있는데, 애도는 공허감과 상실감이 파도타듯 오르락 내리락을 경험하면서 서서히 회복이 되는 반면, 우울은 만연한 불행감이나 비참함과 무가치감이 지속적이다.

수면 장애나 피로감 및 사고력과 집중력의 감소는 불안과 우울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불안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으로 시선이 미래(what if)에 가는 반면, 우울은 과거에 일어났던 후회나 자책(I should have)으로 시제가 과거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그리고 여기’란 현재에만 힘을 행사할 수 있고, 과거나 미래를 바꿀 힘이 전혀 없으니 과거의 우울과 미래의 불안을 왔다갔다하면, 결국은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60-70%의 사람들은 불안함과 우울함을 함께 호소한다.


본인이나 가족, 또는 지인 중에 불안과 우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현대인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30대 초반까지도 나의 세포 깊은 곳에 녹아져 가끔 나를 집어삼키던 ‘우울과 불안'한테 말을 걸기 시작한지 20여년… 몸 밖에 그들이 살 곳을 지어주며 달래고 대화하며 걷다보니 내 몸을 떠난지 10년이 넘어간다.
불안과 우울의 회복은 가족과의 관계 회복을 도와주었고, 관계가 회복되니 불안과 우울의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 이제는 스스로를 전문가라 부를 수 있게 된 지금, 머리나 이론이 아닌 온 몸으로 경험한 불안과 우울과 대화하고 다스리며 함께 사는 대처방법을 워크샵으로 준비하였다.

다음주 월요일 7시에 애난데일에 위치한 복지센터에서 ‘불안과 우울에게 말을 걸다’로 워크샵을 진행한다. 우울함과 불안을 느끼게 만드는 내 머리의 ‘왜곡된 인지와 신념’을 찾아내고 긍정적인 사고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불안과 우울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그림이나 작품속에 이사 내보낸 후에 대화하는 방법, 그리고 반응적인 뇌와 긴장된 신체를 이완하는 다양한 대처기술들을 배우게 된다.

예를 들면 4-5-8 호흡법 및 마인드풀니스, 오감에 집중하기 (보이는것 5개, 만져지는 것 4개, 들리는 것 3개, 냄새 2개, 맛1개 찾기) 등을 함께 작업하고 배우게 된다. 직접 참여 및 녹음파일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 등록이 필요하다.
복지센터 khutchinson@kcscgw.org

<모니카 이 상담학 교수 데이브레이크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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