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이든 어르신에게 ‘그동안 어떻게 살아 오셨어요?’ 하고 뜬금없이 질문을 하였더니 돌아온 답변이 “반생반사했지요!”라고 빙긋이 웃으시는 것이었다.
가만히 해석해 보니 대충은 맞는 현명한 말이라 생각된다. 따지고 보면 자는 시간은 죽은 시간? 그렇다면 산 시간은 절반밖에 되지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자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80세는 40세를 산 셈이다, 거기에 정말 ‘인생을 관조하고 진지하게 생각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는 물음을 한다면 실재로 얼마나 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고작 40년을 살면서 저렇게 늙었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산으로 들어가 보면 몇백년 산 나무들도 잎을 달고 꽃을 피우는데 사실과 자연과 인간은 비교가 될 수 없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생로병사 외에 그 수많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섞이어 고작 100년을 사는 존재이다! 흔히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 유심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잠깐 세상에 나왔다가 돌아가는 손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란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때로 자연을 보면서 인생을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 공원에 들러 산책하다보면 신기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닌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스님들이 깊은 산속에서 마음수련을 하는가 보다. 드넓은 시공에서 세속에 물들지 않은 자연을 스승삼아 마음을 다스리고 닦고 배우고 익혀가는 공부를 하는가 보다.
홀연히 흘러가는 구름과 인사하는 우거진 나무하며 저마다 자연히 피고 지는 잡초와 이름 모를 꽃들 그리고 제집 내집없이 뛰어 다니는 벌레나 날짐승과 들짐승의 놀이터가 펼쳐있는 공간이 널려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 아닌가. 시간이 나는대로 자연에 나서보면 ‘마음의 병’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이 분명하다.
탁트인 구릉에 하늘을 가린 나무들이 정답게 바람결에 서로들 인사를 하고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가 싶다. 나도 두손 모아 잠시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한다.
생명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무한 감사의 기도를 드린 후 심호흡을 하고 맨손 체조를 한다. 온몸이 뻐근하다가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가니 새소리 바람 소리가 귀를 스치고 마음이 상쾌하고 평안해 진다.
우리는 얼굴을 아니, 몸을 씻고 더러는 옷을 깨끗이 세탁하듯이 마음을 씻을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때를 훌훌히 씻고 털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인생길을 가야할까 싶다.
세상에 찌든 모든 때들을 훌훌 털고, 씻고, 닦고, 더러는 정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생애를 가야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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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명 매나세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