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불 대비 주택 소유주들의 대책

2024-09-06 (금)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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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대비 주택 소유주들의 대책

박기홍 HUB 천하 대표

캘리포니아 주의 여름이 한창이다.

여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대신 고온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산과 들의 나무와 식물들이 마르게 된다. 때문에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로 번지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산불의 상당수가 ‘인재’라는 것이다. 의도적인든, 사고든 상관없이 사람들에 의해 비롯된 산불이 많다는 것인데, 한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산불의95%는 사람들의 부주의와 행동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고, 작년 한 해만을 놓고 봤을 때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중 7,000건 이상이, 전국적으로 5만건 이상이 자연적인 것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비롯됐다.

여기에 더해 의도적으로 산불을 일으키는 소위 ‘방화’ 보다는 부주의와 무모한 행동이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사례가 훨씬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수풀과 인접한 집에서 금속 물질을 망치로 내리치다가 발생한 불꽃이나, 타이어가 펑크난 상태에서 운전하다 타이어 휠이 아스팔트 바닥에 닿으면서 생기는 마찰로 인해 발생한 불꽃 등이 대형 산불의 시작일 수 있다. 또 장거리 운전으로 뜨겁게 달궈진 배기통에 바짝 마른 수풀이 닿으면서 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미 잇단 초대형 산불로 엄청난 재산 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데다, 이로 인해 주택보험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제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은 그렇다치고 신규 가입이나 갱신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클레임을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오른 것도 기가 차는데, 보험 유지 조차 쉽지 않으니 많은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보험시장 환경에 관란 논란을 떠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머큐리(Mercury) 보험사는 산불로부터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소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지붕 교체이다. 최근에 지어진 집들의 지붕은 점토나 콘크리트 타일을 사용한다. 이 제품들은 A등급의 재질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상당 부분 차단한다. 하지만 나무 재질이라면 쉽게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 또 제대로 등급이 정해지지 않은 재질의 지붕일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들이라면 지붕 교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기와 지붕인 경우 새들이 안쪽에 새집을 짓지 못하도록 버드 스톱(bird stop)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는 건물 주변을 정리해 놓는 것이다. 집 건물 벽 등에 발화 물질이나 장작 등이 있다면 최소한 건물에서 5피트 이상 떨어진 곳으로 옮겨 놓도록 한다. 산불에서 발생한 불씨들이 날아올 경우 불이 붙을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덱(deck) 밑 정리인데,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이런 저런 물건들을 넣어두는 경우가 있다. 상황에 따라 이 물건들이 불을 확산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어 깔끔하게 다른 장소로 옮겨놓아야 한다.

네 번째는 낙엽을 치워두는 것이다. 펜스 주변이나 마당, 그리고 지붕 끝 배수통 등에 쌓인 낙엽이나 작은 가지들은 정기적으로 치워주는 게 중요하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아주 작은 불씨 하나 만으로도 쉽게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집 주변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하거나 아예 제거하는 것으로 최대한 집 건물과 거리를 떨어뜨려 해 놓아야 한다.


여섯 번째는 집 외벽을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오랜된 주택들 중에는 바깥 벽이 나무 재질로 돼 있는 경우가 있다. 가능하다면 콘크리트파이버 불연성 재질도 교체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풍구 청소 및 보강이 있다. 큰 산불이 발생하면 수많은 불씨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다. 그리고 그 불씨들이 집 환풍구 안으로 들어가면 쉽게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불씨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스크린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발생한 불씨들은 1마일 이상을 날아 다닐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산불 현장과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주택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산과 가까이 있는 주택이라면 이 같은 대책들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를 해놓는 것은 재산을 보호하는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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