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총격에 사망 빅토리아 이씨 가족
▶ “새 경찰대응지침, 동일한 잣대로 조사 이뤄져야”
“경찰이 새로운 대응지침 대로만 했다면 빅토리아가 숨지는 비극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뉴저지 포트리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음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사망한 빅토리아 이씨의 아버지는 지난 22일 주검찰청의 발표한 새로운 경찰 대응 지침과 관련 “경찰이라면 당연히 준수했어야 하는 조치가 이제야 명문화됐다. 딸의 죽음을 야기한 경찰에게도 동일한 잣대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본보에 밝혔다.
맷 플래킨 주검찰총장이 발표한 새 경찰 대응 지침은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개인이 외부의 접근을 막고 대치하는 상황일 경우 경찰은 정신건강 전문가와 함께 출동해야 하고, 사망 등을 야기하는 긴급한 상황이 아닐 경우 강제로 진입하는 것이 아닌 바리케이트 안에 있는 사람과 소통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본보 8월25일자 A1면 보도>
특히 새 지침에는 만약 경찰의 개입이 오히려 위험이 가중시키는 상황이라면 경찰은 바리케이트 내부에 있는 사람과 접촉을 미루고 자리에서 떠나 대기했다가 상황이 변할 경우 돌아와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는 등 경찰이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이들을 자극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아닌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지침은 지난달 28일 포트리에서 정신건강 위기로 도움이 필요했던 빅토리아 이씨를 사살한 경찰의 대응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이씨 가족에 따르면 당시 경찰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어머니가 흥분 상태였던 이씨를 어느 정도 진정시켰으나, 오히려 경찰의 성급하고 거친 대응이 이씨의 불안과 공포를 자극해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가족은 이씨를 진정시킬 수 있게 무리하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시간을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출동한 경찰은 무시로 일관했다. 경찰은 현관문을 열라는 요구에 이씨가 불응하자 이씨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은 없이 문을 강제로 부쉈고, 이씨가 아무런 공격적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문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총격을 가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새롭게 발표된 경찰 대응 지침은 당시 경찰이 딸아이에게 했던 모든 대응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정신건강 환자에 대해 경찰이 살상무기를 쓰는 것이 아닌, 신중한 대응과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은 지침 이전에 상식의 문제다. 법의 엄정한 심판이 빅토리아를 죽음으로 몰고간 경찰들에게 반드시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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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