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매, 예방 가능하다

2024-08-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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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dementia)는 증상을 말한다. 치매 하면 흔히 떠오르는 기억력 상실, 인지기능 장애 등이 증상의 하나다. 이런 치매에는 원인이 되는 병이 있다. 알츠하이머가 대표적인 것이다.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치매의 50~60% 이상이 알츠하이머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다. 알츠하이머는 원인, 치매는 결과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 나머지 원인 질환은 무엇인가? 80~90가지가 된다고 한다.

치매는 고칠 수 있는가? 어떤 치매는 고칠 수 있고, 어떤 치매는 고칠 수 없다. ‘고칠 수 있는 치매’는 치매의 원인 질환을 치유할 수 있는 경우다. 치매를 ‘치유 불가능’으로 생각하는 것은 원인이 되는 병을 지금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경우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진행되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많은 치매 질환은 뇌혈관 병, 즉 뇌졸중이다. 이로 인한 치매는 혈관성 치매로 불린다. 그 외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중독성 경련성 질환, 뇌종양 등 치매의 원인 병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원인 질환이 이처럼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약이 있는 치매도 있고, 적절한 예방 노력도 효과가 있다.


지난달 나온 한 보고서가 관심을 모았다. 2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실린 논문이다. 의사와 학자 등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30명 가까운 치매 전문가들이 랜싯 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치매 예방을 위한 14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이를 지키면 전 세계적으로 45% 정도 치매 환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17년, 2020년에 이어 이번에 수정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서 이들 전문가 그룹은 전에 발표했던 치매 예방수칙 12개에 2개 항목을 추가했다. 새로 추가된 두 가지는 시력을 잃지 않도록 하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라는 것이다.

현재 치매로 고통받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5,7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득이 높은 나라에서는 감소 추세지만, 빈국과 중간 소득 국가의 치매는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 대로면 2050년에는 치매 인구가 1억5,0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특정 사회나 국가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이슈가 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치매 예방은 처음에는 치매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다음 단계는 콜레스테롤 당뇨 고혈압 비만 우울증 머리부상 흡연 과음을 피하고, 청력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도록 권유한다. 마지막 단계로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고, 대기 오염이 심한 환경을 피하면서, 시력을 잃지 않으면 치매 예방과 발생을 늦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대표적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최근 2~3년새 두 종류의 치료약이 연방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먼저 나온 한 종류는 ‘약효 과장’ 혐의를 받고 있다. 뒤에 나온 치료제는 알츠하이머 전단계인 경도 인지장애(MCI)와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에 초점을 맞춘 약으로 광범위한 임상 시험이 계속되고 있다. 나머지 치매 약으로 ‘오인’되는 약들은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 완화제들이다.

지난달 발표된 랜싯 치매 위원회의 14가지 권유 사항은 알츠하이머 등 치매 병의 예방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의사 등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것들이다. 치매 예방은 특별하거나 먼 데 있는 것들이 아니며, 매일의 생활 습관에 있다는 이야기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사는 날 수를 늘려 나가는 것이 노년의 공통된 소망이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전문가 그룹이 발표한 치매 예방 수칙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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