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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5곳 중 1곳만 ‘버스 셸터’

2024-08-13 (화)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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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보로 3,500개 정류장만 승객 위한 지붕·벤치 등 갖춰

▶ 퀸즈 한인 등 아시안 밀집지역 버스정류장 평균 온도 높아 여름철 열화상 위험 노출

버스정류장 5곳 중 1곳만 ‘버스 셸터’

비나 눈,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버스 쉘터가 없는 퀸즈 소재 한 버스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교통대안 제공]

뉴욕시내 버스정류장 5곳 가운데 지붕과 벤치를 갖춘 정류장은 고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옹호단체 교통대안(TA)이 연방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실시한 뉴욕시 버스정류장 환경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시내 5개보로 1만5,000개가 넘는 '버스정류장'(Bus Stop) 가운데 비, 눈, 햇빛 등을 피할 수 있는 지붕과 벤치가 있는 일명 '버스 셸터'(Bus Shelter)가 설치된 정류장은 약 3,500개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특히 버스정류장 3곳 중 1곳만 25피트 내 강렬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이 조성돼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여름철 뉴욕시내 버스정류장들의 온도는 정류장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NASA의 열화상 위성을 통해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내 가장 더운 버스정류장과 가장 시원한 버스정류장의 온도 차이는 화씨 15도에 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뉴욕시내 가장 더운 버스정류장 400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퀸즈에 위치했다. 더운 버스정류장은 뉴욕시의원 선거구 12, 19, 20, 21, 22, 26 등 6개 선거구에 집중됐는데 브롱스 12선거구를 제외하면 5개 선거구가 모두 퀸즈로 한인 등 아시안 밀집지역이 대부분 포함됐다. 퀸즈 소재 버스정류장의 67%가 뉴욕시 버스정류장 평균 온도보다 높았다

TA와 NASA는 “뉴욕시 유색인종 거주 저소득층 지역, 특히 퀸즈와 브롱스 소재 버스정류장의 온도는 고소득층 백인 거주지역 소재 정류장에 비해 거의 2배 높았다”며 “가장 더운 버스정류장 7곳이 브롱스에 위치했고, 더운 버스정류장의 절반 이상이 퀸즈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A의 한 연구원은 “매년 여름,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열사병 등 버스 이용객들의 건강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한 후 “뉴욕시는 ‘버스 쉘터’와 ‘나무그늘’을 조속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버스 쉘터’와 관련 뉴욕시는 설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버스정류장이 많아 확대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버스 쉘터는 보행자 도로 안전 공간 확보와 함께 소화전에서 10피트 이상, 가로수에서 5피트 이상, 신호등에서 3피트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는 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버스정류장이 많다는 주장이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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