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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비 너무비싸”젊은층 뉴욕 떠난다

2024-08-09 (금)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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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PI 보고서, 어린자녀 있는 가정 ‘탈 뉴욕’ 전체가구의 30%

보육비 상승으로 젊은 가정들의 ‘탈 뉴욕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적 싱크탱크인 재정정책연구소(FP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를 떠나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가정들 가운데 6세 이하의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이 어린 자녀가 없는 가족 보다 2배 가량 높았다.

FPI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 자녀를 둔 가구는 뉴욕시 인구의 14%를 차지하지만 뉴욕시를 떠난 전체 가구의 30%에 달했다.
또한 이 같은 탈뉴욕 현상은 뉴욕주 전체 인구 감소분의 90%나 됐다.


‘뉴요커스 유나티드 포 차일드 케어’ 대표는 “뉴욕시는 내가 자라고 30년간 일한 곳인데 언제부턴가 부자들만을 위한 도시가 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어린 자녀들을 돌보기 위한 보육비가 급등해 탈 뉴욕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욕시민 48%가 2년 전 보다 월 보육비를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육비는 물론 주거비, 식비, 교통비 지출도 함께 증가했다는 답변이다.

워싱턴하이츠 소재 월 임대료 2,000달러 렌트안정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젊은 음악가 부부도 “뉴욕시 무상 보육 3-K 좌석을 얻었지만 보육 장소가 집 근처가 아니어서 포기, 월 2,700달러에 달하는 사립보육비를 부담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음악가로서 뉴욕시를 떠나야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으로의 이주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젊은 가정들의 이 같은 ‘탈 뉴욕시’ 현상 대해 FPI의 연구원은 “뉴욕시의 보편적 무료 보육 프로그램 3-K 등이 위협을 받으면서 보육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정들의 뉴욕시 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3-K 프로그램의 완전한 복원, 저렴한 주택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 강화, 임대료 통제 등 획기적인 보호 정책이 마련돼야 이들의 탈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엠파이어 센터’(Empire Center)의 지난 3월 보고서에서도 뉴욕시 탈출 러시로 2020년 인구조사 이전 10년간 이어진 뉴욕시 인구증가분이 사실상 모두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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