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형무 칼럼] 우주의 신비

2024-07-25 (목) 최형무/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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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 (“Before the mountains were born or you brought forth the earth and the world, from everlasting to everlasting you are God.” (시편 90 편 2절; Psalms, Chapter 90, Verse 2, NIV)

끝도 없이 무한한 것으로 보이는 우주는 20세기 이후 과학의 발전으로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밝혀지고 있으나 우주의 신비는 한이 없다. 세상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살고 있는 인생들이 너무나 광대하고 신비로운 우주를 생각하며 인생의 시름을 잠시 잊기도 한다.

5.16 군사쿠데타후 부정혐의로 2년여 수감됐던 한국의 한 유명한 정치인은 감옥에서 무한한 우주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생각하며 현실의 어려움 속에 큰 위안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우주천문학지에 따르면 196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676명이 미국 기준인 고도 50마일 (80킬로미터) 이상의 우주 여행을 다녀 왔다. 이중 국제기준인 “카르만 라인” (고도 62 마일, 100킬로미터)을 넘어선 우주인이 643명에 달한다.

43개국이 우주에 사람을 보냈는데, 미국이 전체 우주인의 61퍼센트 (우주 미션의 66퍼센트)를 차지하고, 2위는 러시아로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유인 국제 우주 정거장(ISS) 이 20년 이상 지구를 돌며 “미세중력”등 각종 과학 연구와 함께 인간의 미래 우주 장기 체류 가능성에 대비한 여러 실험들을 하고 있다.

최근 화제를 끌었던 “3 바디 프로블럼”이라는 넷플리스 드라마에서는 1960년대 모택동이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조종해서 대학살을 자행했던 문화혁명 당시 학생들에게 “빅뱅”을 가르친 한 우주천문학 교수가 “빅뱅”이 있었다는 것은 “빅뱅”이전에 무언가가 존재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어린 학생들에 폭행 당해 피살되는 장면이 나온다. 공산당 치하에서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16세기 폴란드의 수리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그 전까지 알려진 지구 중심의 천동설을 떠나 태양중심이론을 주장, 이른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으로 알려진 천문과학 이론체계의 대 전환을 이루었다. 그 후 17세기 이태리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태양중심 이론을 확인하여 현대까지 이어지는 우주 과학과 천체 망원경의 토대를 쌓았다.

(18세기 조선의 철학자이자 천문학자, 수학자인 홍대용은 지구가 스스로 돈다고 했으나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동설”이 아닌 “지전설”을 주장했다. 그보다 약간 앞선 시대에 살았던 김석문은 공 모양의 지구가 남북극을 축으로 1년에 366번 회전한다고 하는 역시 “지전설”을 주장했다.)

과학은 인류 발전의 토대를 이루었다. 과학을 부정한다면 수천리 떨어진 사람들끼리 음성을 서로 듣는 전화도 설명할 수 없고, 뉴욕에서 서울까지 7천 마일 떨어진 곳을 15시간 만에 갈 수 있는 항공기의 원리도 알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수년 사이 크게 발달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앞서는 능력으로 가까운 장래에 인간에 대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편 20세기 중반에 발명된 핵무기 확산으로 인한 인류 대재앙의 위험은 계속된다. “핵 과학자 블레틴”은 인류가 핵전쟁으로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는 시점을 자정으로 볼 때 그 “90초”전에 있다고 비유하여 평가한다.

우주에 다녀 온 우주비행사 중 다수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 미 항공우주국 자료에 따르면,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이룩한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주인 28명중 23명이 종교적인 교회 지도자들이었다고 한다. 제프리 윌리엄스 대령은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할 때 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 “뉴 프론티어” 정책으로 우주 탐사의 기본을 쌓았다. 반 세기가 지난 지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시 우주군을 창설했고, 푸틴의 러시아에서는 우주에 핵무기 설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들이 보도된다. 우주 탐사가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지 우주를 인류 재앙의 또 다른 근원지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좀 더 겸허해져야 한다.

<최형무/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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