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19는 여전히 있다

2024-07-17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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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가 및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지난 2023년 5월 공식 종료됐고, 이제는 ‘엔데믹’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사회적 위협이나 치명률이 비교적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엔데믹은 감기나 계절 독감처럼 변이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일정한 인구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감기와 같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또 다른 질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심각한 증상을 호소하는 감염자도 있는 가운데 보건관련 인식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깊다.

감염은 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보고된다. 지난달 27일 캐런 배스 LA시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급하게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배스 시장의 최우선 정책과 연관된 노숙자 연례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할 수 없었다.


한인들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6월22일까지 코로나19으로 인한 전국 한인 사망자는 44명으로 잠정 집계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한인 사망자는 펜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1,159명으로 최다를 기록했었다. 당시 암, 심장병에 이어 한인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다. 이어 2021년 836명, 2022년 374명, 2023년 128명(잠정)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전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코로나19은 최근 여름 여행 시즌 시작을 계기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LA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서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공식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307건으로, 한 달 전의 121건에서 154% 증가했다. 이러한 공식 집계는 관련 시설에서 시행되는 검사만 포함되며,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하거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과소 집계이기는 하지만, 추세를 파악하는 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관 응급실 방문 및 입원 환자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자신과 타인을 위해 여전히 기본적인 위생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 씻기, 필요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한 면역 체계 유지, 청결한 환경 유지 등을 권고하는 것이다. 또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경우 업데이트된 백신을 접종받는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는데, LA한인회에서도 정기적으로 무료 접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감염 시 자가격리, 의료상담, 휴식과 수분섭취, 고용주에게 보고해 출근 자제 등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이 이제는 감기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감기도 환자에 따라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며, 환자의 일상에 많은 피해와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타인을 위해 예방 만큼 감염시 대처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감염자 중 일부는 심각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LA타임스는 그러한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전에도 걸린적 있지만 이번이 최악, 열나고 코가 너무 막혀 코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 “끔찍한 두통과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으로 오래 서있을 수가 없다”, “목이 면도날처럼 느껴진다”, “가래가 너무 심하고 목은 불이 난 것 처럼 아파서 기침을 할 수가 없다” 등이었다.

모임에서 마스크 착용과 그 외 각별한 위생 조치들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와 함께 타인과 접촉에 주의하고 기침 가려하는 등 위생 에티켓도 무뎌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자신을 위해 평소 건강에 유의하는 것에 더해, 감염시 신속히 대처하고, 타인을 만날 때는 배려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인식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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