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감사하자”

2024-07-10 (수)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크게 작게
월남전이 한참이던 시절 월남에서 부상당하여 돌아온 군인들을 위한 대대적인 위문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프로그램의 총책임자인 감독은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밥 호프(Bab Hope)를 이 공연에 초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밥 호프는 너무 바쁜 데다가 선약이 있어서 갈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밥 호프가 없는 공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감독은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을 위로해 주는 중요한 자리에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라며 여러 번 간곡히 부탁했다.

밥 호프도 끈질긴 감독의 부탁에 “그러면 제가 5분 정도만 얼굴을 보이고 내려와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주최 측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주면 고맙겠다고 해서 밥 호프는 그 위문공연에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드디어 공연 당일 5분을 약속하고 밥 호프가 얘기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웃기 시작했다. 그런데 밥 호프는 5분이 지나도 끝낼 생각을 안하고 10분, 15분, 25분이 넘었는데도 공연을 계속했다. 밥 호프는 거의 40분 동안 공연을 하고 내려왔다. 그런데 그의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감독은 5분을 공연하기로 하고 40분을 하게 된 경위와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하여 물었다. 그의 물음에 밥 호프는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제 앞줄에 있는 두 친구 때문에 그렇습니다.” 감독이 나가보니 앞줄에 상이군인 두 사람이 열심히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 사람은 오른팔을 잃어버렸고 한 사람은 왼팔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오른팔을 잃어버린 사람은 왼팔을, 왼팔을 잃어버린 사람은 오른팔을 사용해서 두 사람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보며 밥 호프는 이런 유명한 이야기를 남겼다. “저 두 사람은 나에게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한 팔을 잃어버린 두 사람이 힘을 합하여 함께 손뼉 치며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된 기쁨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가진 것에 감사하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라고!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