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너도 늙어봐”

2024-07-03 (수)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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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번 2차에 걸쳐 “노년의 사랑”이란 제하의 재미있는 글을 칼럼을 통하여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늙어서 노인 아파트에 살면서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외로운 나머지 말동무라도 하며 사귈 수 있는 상대방을 만났으면 하고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뿐이지 실현하기에는 만만치 않다.

글을 통하여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할아버지가 홀로 사는데 자주 찾아오던 자녀들도 갈수록 발길이 뜸해지고 외로움은 깊어만 갔다.


그때 길에서 한 할머니를 만나 얼굴을 텄는데 볼수록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프로포즈를 했다. “같이 늙어가며 외로운 처지인데 할머니를 보면 많은 위로가 된다고 사귀고 싶으니 허락해 주세요!” 그러자 “저도 그래요” 하고 할머니가 쾌히 승락을 했다.

할아버지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기분 좋게 마시고 취해 잠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큰일이 났다. 어제 분명히 그 할머니에게 프로포즈를 했는데 결과가 어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할머니를 찾아갔다. “용서하시고 들어주세요, 어제 할머니에게 프로포즈를 했는데 답이 무엇이었는지 술에 취해 잊었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너무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의아해하는 할아버지에게 “어제 어떤 할아버지가 프로포즈를 하였는데 어느 분인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밤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더란다.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프로포즈를 한 할아버지를 밤새도록 생각하고 있었다니 미래의 우리들의 모습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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