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산타 루치아!

2024-07-03 (수) 최윤희/교육행정가,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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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루치아는 나폴리 민요인데 중학교 1학년 음악 시간에 배운 노래이다. 나는 이 노래와 인연이 너무 깊다. 얼마전 나폴리와 포지타노를 방문 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히 딸들이 예약해 놓은 호텔이 있는 지역이 바로 산타루치아 바닷가였다.

호텔 바로 앞에 위치한 커피숍에 갔는데,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이라서 그런지 커피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그래도 영어로 “이 싼타 루치아 바닷가 지역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내가 싼타 루치아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라고 말 한후 맛보기로 싼타 루치아를 그 커피숍 안에서 한번 시원하게 불러줬다. 웰, 그후로는 내가 갈 때마다 완전히 프리마돈나 같이 대 해줬고, 주인 언니는 사람들이 올 때마다 나한테 다시 한번 산타루치아를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오기 전날 아침 일찍 폼페이 가기 전에 브랙퍼스트로 커피와 크로샹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주인언니 날 보러 빨리 카운터 쪽으로 오라 한다. 그러더니 새로운 동네 사람한테 노래를 한번 불러 달라고 한다.

그래서 아침 일곱시지만 싼타 루치아를 아름답게 불렀다. 그러더니 Police가 왔는데 알고 보니 그 바로 옆에 건물이 경찰국이었다. 경찰이 들어와서 누가 노래를 불렀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왜 이렇게 아침부터 시끄럽냐고 그러는 게 아닌가 당황하게 생각했더니 “밸리시모” 하면서 경찰 제복 입은 두 사람이 너무 잘했다고 엄지 손을 척들고 너무들 기뻐 해 줬다.

1983년 유학생으로 혼자 뉴욕에 온 후 나폴리계 시어머님이 계신 아이뤼쉬-이태리계 남편과 결혼해서 시댁의 대가족과 첫대면 할때 뭔가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산타루치아의 한국어 번역곡인 “창공에 빛난 별” 을 한국어로 불렀다. 대 환영을 받았다. 특별한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아주 기뻐하셨다.

그 중에는 우리 시어머님의 큰 언니되시는 Ms. Rosa Canario 프리마돈나 Metropolitan 에서 활약했던 분이 계셨는데 내 노래를 들어 보시더니 이태리어로 가르쳐 줄까 하셨다. 그래서 큰 이모 댁에 가서 여러번 레슨을 받았다. 발음도 교정 받고 노래 하는 법도 배우고 해서 싼타 루치아를 나폴리 토박이 같이 부를 수 있게 배웠다.

그 후 나는 1990년 뉴욕시교육국에 처음 들어가서 1,990명 Parent Coordinator 중에서 홀로 외로운 한국 사람이었지만 사람만 많이 모이면 나는 이 노래를 불렀다. 그러고 나면 판도가 확 달라졌다.

내 이름은 몰라도 싼타 루치아 레이디, 싼타 루치아 싱어 등 유명인사가 되었었다. 그래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나의 싼타 루치아를 들어본 사람들이다. 왜냐면 나는 멍석을 가지고 다니면서 깔면서 세계 어디를 가든지 노래 부르고 있는 자리가 나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산타 루치아 노래는 인종차별과 유리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과 모든 것을 깨뜨려 버리는 나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요새 뉴욕주 교육국에서는 최신 교육에 모토가 Social Emotional Learing 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문화와 감성을 이해하여 공감대를 형성 한 후 교육한다 하는 교육 방식이다. 그런데 나는 몇십년 전 부터 이것을 혼자 터득하여 노래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열고 길을 열고 사람과의 감성과 공감대를 통하여 어려운 일을 성공하게 하는 그런 스킬을 터득하게 됐다.

어려움은 나를 움추리게 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내가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던 나의 숨어있는 능력을 사용할 기회가 되고 나중에는 어려운 일 당한 사람들을 나의 경험을 통하여 도와 줄수 있게 된다. 산타루치아!

<최윤희/교육행정가,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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