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청교도 정신

2024-07-02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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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Puritan)정신이란 17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교회 갱신운동이었다. 영국 국교회가 형식화되고 신앙이 개념화(이론화)되는 것을 반성하고 살아있는 신앙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청교도 사상의 중요한 포인트는 신앙과 생활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것을 실천하며 살기 위하여 청교도들이 신대륙으로 건너와 모험을 시작한 것이 아메리카대륙의 출발이다. 그후 400년이 지났는데 과연 청교도 정신이 아메리카에 살아있는지도 의심이다.

처음 청교도들은 농사를 지으며 기도하였고 새로운 동네마다 교회당 하나는 반드시 세웠다. 일요일 아침이면 모든 사람들이 교회에 가서 예배와 친교를 가졌으며 오후는 다시 일터에 나가서 노동을 하였다. 청교도의 일요일은 쉬는 날이 아니라 예배와 노동을 겸하는 매우 바쁜 날이었다.


예배당에는 젖먹이 아기까지 온 식구가 참석하였다. 그 당시의 목사는 권위가 있었다. 청중들이 목사를 하나님의 대리인처럼 존경하였기 때문이다. 청교도 정신이란 일과 신앙이 동일선상에 있으므로 땀 흘리는 노동도 기도에 속하는 것이다.

세계 명화중 알프레드 밀레의 작품 ‘만종(晩鐘)’이 있다. 농민 부부가 저녁 종소리를 따라 일손을 멈추고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다. 교회 종탑이 멀리 지평선에 보인다. 그리고 광선을 농구에 두고 노동의 신성성을 표현하고 일과 신앙의 일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것이 진실한 노동관 혹은 믿음의 생활로서 이 화가는 해석한 것이다. 미국을 시작한 청교도들의 정신은 이런 것인데 과연 그 정신이 오늘날의 미국에 얼마만큼 살아있는지는 의문이다.

볼티모어의 실업가 존 사이즈모어(John Sizemore)씨는 자기회사의 종업원을 상대로 연구를 하였다. 그런데 쉴 시간도 아껴가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회사로서는 오히려 손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사람들은 병가가 잦아 생산성으로 따지면 잘 쉬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이즈모어 사장은 ‘열심히 일하자’는 말 대신 ‘슬기롭게 일하자(Work Smart)’는 말로 표어를 바꾸었다고 한다. 그 결과 회사의 수입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회사원의 피로와 질병이 수입을 낮추는 것이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작업능률도 올라간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는 반드시 가져야한다. 더운 여름 두 주간 쯤 쉬는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대단히 나를 위하여 그리고 회사를 위하여 필요한 일이다.

나의 미국인 친구가 해변에 집이 있어 한 10년동안 여름마다 일주일씩 가 있었는데 정말 몸과 마음이 쇄신됨을 체험하였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때 사람은 쉬는 시간에 성장하도록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효과적으로 일하려면 잘 쉬어야 한다. 그런 자연현상을 무시하면 병들게 되어있다. 쉬는 것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가장 능률적인 시간이다.

제1세기의 교회가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는 것이 성경 사도행전에도 기록되었다. 발전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잠시 비시니아(Bythynia) 지방의 총독이 로마 황제에게 올린 보고서이다. “본인은 정탐군을 예수믿는 사람들의 비밀장소에 잠입시켰나이다.

그들은 낯선 사람이 와도 따뜻하게 환영하고 노예들까지 함께 여러 인종이 공동생활을 하고 겸손하였다고 합니다. 정탐군의 정체가 탄로 나도 용서하여 주었다고 합니다. 그들을 처벌할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하였나이다” 박해 속을 살아가는 초대교회의 급속한 성장의 이유가 잘 드러난 보고서이다.

그들은 생활로서 사랑을 실천하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잡은 것이다. 청교도 정신이란 초대교회 신도들의 정신이었다. 즉 생활속에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었던 것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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