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도한 요구’ 팁 문화…소비자 피로감↑

2024-06-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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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명 중 1명 ‘선 넘었다’
▶풀 서비스 레스토랑 20%

▶ 개인 서비스 15%~20%
▶방문 전 팁 규정 문의

‘과도한 요구’ 팁 문화…소비자 피로감↑

과도한 팁 문화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식당 방문 전 팁 규정 등을 확인하면 눈살 찌푸리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로이터]

‘과도한 요구’ 팁 문화…소비자 피로감↑


요즘 팁 문화에 대한 설왕설래가 잦다. 팁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인마다 달라서 발생한 현상이다. 팁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고용주가 급여 부담을 고객에게 떠넘긴다는 생각 때문이다. 팁을 받는 직원에게는 일반 최소 시급보다 낮은 2달러 13센트가 적용된다. 이들 직원의 팁을 포함한 시급이 연방 최소 시급인 7달러 25센트보다 낮으면 고용주가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최근 일부 업소의 선 넘은 팁 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이 같은 불만이 일어난 배경에는 최소 시급 관련 규정도 한 몫 하고 있다.

■반강제 팁 요구에 고객 피로감 누적


과도한 팁을 반강제적으로 요구하는 업소에 대한 논란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있어왔다. 몇 년 전 팁과 관련된 손님의 불만 제기와 이를 소셜 미디어에 올린 식당 직원의 게시물이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화제의 중심인물은 목사로 당시 다른 9명의 일행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10명은 식사 비용을 각자 냈는데 영수증에는 18%의 팁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있었다. 이 목사는 영수증에 “하나님께 십일조만(10%) 드리는데 당신은 왜 18%나 요구하는가?”라고 적었다.

직원은 목사의 불만이 적힌 영수증을 서명과 함께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누리꾼들은 서명을 근거로 목사가 누구인지 찾아내고 말았다. 목사는 나중에 그녀의 식사비(34달러 93센트)의 17%에 해당하는 6달러를 테이블에 팁을 놓고 왔다고 했다. 설사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식당 측은 목사의 크레딧 카드에서 18%에 해당하는 팁을 청구했을 것이다. 누구의 행위가 잘못됐는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목사가 영수증에 적은 글은 아마도 소비자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었을 지도 모른다.

■미국인 3명 중 1명 팁 문화 ‘선 넘었다’

팁 문화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 금융 서비스 업체 뱅크레잇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 3명 중 1명은 팁 문화가 ‘통제 불능’(Out of Control)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응답자의 약 34%가 미리 입력된 팁 금액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많은 업소가 무현금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기본 팁 금액 선택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매우 크다.

기본 팁 금액으로 결제액의 15%에서 많게는 25%까지로 제한되어 있고 다른 금액을 팁으로 내려면 결제 화면의 다른 아이콘을 클릭해서 직접 입력해야 한다. 그런데 별도의 직원이 빤히 쳐다보는 앞에서 팁 금액을 계산해서 입력하는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지고 당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과도한 팁 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팁을 주는 소비자도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도표 참고>

■풀 서비스 레스토랑

인터넷 기반 시장 조사 및 데이터 분석 업체 ‘유고브’(YouGov)가 지난 4월 미국 성인 1,000명에게 그들의 풀 서비스 레스토랑에서의 습관에 대해 물어봤다. 눈에 띄는 답변 중 하나가 바로 팁에 관한 것이었는데 절반이 넘는 51%의 응답자가 직원의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팁을 남기지 않는 행위가 용납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풀 서비스 레스토랑에서는 직원 서비스의 질을 떠나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외식 문화다. 풀 서비스 레스토랑의 팁이 15%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20%를 팁으로 남기는 것이 일반화됐다. 만약 직원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제기하는 것이 현명한 고객이다.

서비스의 질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지만 만약 수준 이하라고 판단되면 매니저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당을 방문한 날 직원이 부족할 수도 있고 요리사가 아파서 못 나오는 바람에 평소와 다른 서비스가 제공될 수도 있다.

■식당 방문 전 팁 규정 확인

외식비가 전에 비해 비싸졌다. 특히 처음 방문한 식당에서 예상치 못한 금액의 계산서를 받고 놀랄 때가 많다. 인건비, 재료비 등 여러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문할 식당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도 높은 팁과 수수료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다. 웹사이트를 통해 팁 규정을 미리 공개한 식당이 많다.

고급 식당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미리 팁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웹사이트가 없거나 팁에 관한 언급이 없다면 식당 측에 직접 전화해 문의하는 것도 괜찮다. 최근 일부 식당은 팁 규정을 없애고 대신 메뉴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면 과도한 팁 요구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개인 서비스 15%~20% 적절

미장원, 네일 숍, 택시 기사 등 개인 서비스를 받은 경우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 서비스 팁으로는 요금의 15%~20%가 적당하다. 호텔 객실 청소 직원에게는 숙박 일정을 고려해 일일 1달러~5달러 선에서 부담 없이 팁을 남기는 것이 좋다. 공항 등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는 공항 직원에게도 감사의 표시로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외식, 여행, 기타 서비스를 받기 전에 팁 예산을 미리 포함하는 것이 좋다. 만약 돈이 부족할 것 같으면 미리 업주나 서비스 업체 측에 솔직히 말하고 다음에 팁을 조금 더 하겠다고 말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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