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약의 위험성

2024-06-19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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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향정신성 의약품,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며 오용이나 남용할 경우 위해가 있다고 인정된 약물, 국가 및 정부 차원에서 법으로 규제하는 위험 약물 등을 일컫는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위험 약물을 사용하다 중독 및 과다 복용으로 의도치 않은 죽음을 맞이한 한인은 105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을 제외한 수치였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연간 7.1%. 5년 전과 비교하면 138.6% 증가한 수준이었다. 2018년부터 5년간 416명의 한인이 이렇게 목숨을 잃었는데, 매년 증가해 왔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전체 중독자 및 과다 사용자에 비해 말그대로 ‘빙산의 일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한번쯤 경험해봐도 괜찮은 약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한인 전문가들도 우려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마약 중독이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로 여겨진다. 과학자들은 마약은 마음대로 시작할 수 있지만 끝낼 때는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마약은 특히 사용자의 뇌구조를 변화시켜 보상체계를 무너뜨린다. 우리 몸에는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인 도파민이 있다. 감정에 작용하며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우리가 특정 행동을 하고자 하는 동기와 보상에 작용한다. 성관계를 할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담배를 필때 뿐 아니라, 바라던 일을 이루고 성공을 했을때 얻는 성취감도 도파민과 관계가 있다.

마약은 이를 과다 분비하게 한다. 과거 한 조사에 따르면 성관계시 도파민 분비량을 100%라고 한다면, 초콜릿이 55% 정도인데, 코카인은 225%,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은 1,000%에 이른다. 인간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쾌락을 단번에 얻을 수 있게 하며 뇌의 보상체계를 무너뜨린다. 이후 일상의 즐거움은 사라진다. 1로도 행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2, 5, 10이 있어야 행복해 질 수 있게 된다. 또 저장된 도파민을 한번에 쓴데다, 인체는 도파민이 넘친다고 여기고 생산량을 줄이기까지 한다. 이후 충분한 도파민을 느끼지 못하는 삶은 고통으로 변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되는 이유는 호기심, 타인의 권유, 즐기기 위함 등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계속 마약을 하는 이유는 욕구와 갈망, 우울감, 금단증상 등이 가장 많았다.

최근 수년간 크게 확산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펜타닐’ 역시 보상체계를 망가뜨린다. 다른 마약보다 비교적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지만 치사량이 단 2mg으로 극소량이며 심각한 금단현상이 있다. 마약은 널리 퍼져있으며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도 자주 노출된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서는 ‘신의 은총’이라 불렸고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월가 증권가 상류층들도 즐겨한다고 소개된 코카인도 그 중 하나다. 집중력, 행복감 등을 높이지만 수많은 부작용과 금단증세를 동반하게 된다.

심지어 많은 주에서 기호용 합법화까지 이뤄진 마리화나 역시 안전한 약물이 아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신체와 뇌에 광범위한 건강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뇌건강(기억, 학습, 집중, 의사결정, 조절, 감정, 반응 시간 등), 뇌졸중, 심장질환 등과 연관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마리화나가 전면 불법이다.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이러한 마약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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