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뉴엘 스베덴보리(1688~1772)는 아이작 뉴턴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18세기 스웨덴의 천재 과학자였다. 그런 그가 57세의 나이에 심령적 체험을 겪은 후 하늘의 사명을 받고 시령자(視靈者), 신비적 신학자로 전향했다. 이후 27년간 ‘영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지옥과 천국을 체험했고, 그 모든 것을 낱낱이 기록으로 남겼다.
35권의 방대한 그의 저서는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위대한 선물’(스베덴보리학회 편저)은 헬렌켈러를 비롯하여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함께 기적 같은 희망을 주었다.
이 책에는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천국의 실제 모습과 실생활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책보다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3개의 천국, 지상생활에서의 허물을 벗고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는 3단계의 중간영계, 증오와 적의로 가득 찬 3개의 지옥의 모습을 스베덴보리가 안내천사와 함께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 형식으로 읽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흥미로운 것은 스베덴보리가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영국의 존 웨슬리(개신교 감리교 창시자 1703~1791) 목사에게 “저를 만나기를 강하게 원하고 계신 것을 ‘영계(靈界)’에서 알았습니다.
편한 날짜를 알려주십시오”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이에 놀란 웨슬리 목사는 “막 시작한 6개월 전도여행 말미쯤이 좋겠습니다”고 답장을 하자, “저는 3월 29일 5시에 영원히 ‘영계’로 떠나기 때문에 그 날짜에는 뵙지 못할것 같습니다”는 답장을 받은 웨슬리 목사는 또한번 더 놀랐다. 결국 둘의 만남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스베덴보리는 정확히 그날 그 시간에 사망했다(타펠 저 스베덴보리 사적 제 2권 564쪽).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점은 그가 서술한 모든 진실이 하나같이 우주적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저서 ‘위대한 선물’은 저자가 과학을 연구하듯 영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했고 무엇보다 가치있는 것은 증언이 저자의 체험에서 왔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인류에 공헌한 점은, 더 큰 생인 사후의 생애가 ‘진짜 삶’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천국과 지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그 진리를 증거해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천국의 빛과 열은 지상의 7배라고 한다. 그리고 모든 유아(乳兒)는 천국으로 가서 천사로 육성된다. 천국의 기쁨은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혜와 사랑은 그 사람에게 맞는 쓰임으로 발현되어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스베덴보리는 천국의 삶을 한마디로 지혜(빛)와 사랑(열)이 발현되는 ‘쓰임’에 방점을 찍었다. 지상에서 우리의 삶은 잘 쓰이다 가는 것이다. 쓰임없는 사랑과 지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천국을 소망한다면 우선 자기안에 천국을 지어라. 즉 지상에서 천국사는 삶을 살라고 전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중간영계에 온 임종자의 영체는 자유의지에 이끌려 스스로 천국과 지옥을 택한다는 것과 위선적이고 위장술에 능한 영체는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자살’은 영원한 고통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는 ‘양심’은 하나님이 보내신 사자(使者)라고 말하며, 천국가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이는 건전한 사회생활이 기초이다. 즉 도덕생활, 시민생활, 영적생활이 균형을 이룬 생활이 그길로 인도한다.
이를 믿고 안믿고는 각자의 몫이겠으나 스덴보리가 제시해준 영계원칙에 입각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1. 나는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는가? 그리고 그분을 사랑하는가? 2.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고 있는가? 3. 양심적으로 생활을 해 왔는가? 4. 원수를 용서하고 내마음이 깨끗하고 맑은가? 5. 부부간에 사랑으로 대하는가? 6. 사랑하는 사람이나 나라를 위해서 생명을 바칠 수 있는가? 7. 범사에 감사하고 마음속에 항상 평화가 자리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장차 자신이 가게될 천국이 어느곳이 될지 추측케 하는 성적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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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렬/수필가·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