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벽돌 까는 소년

2024-05-25 (토) 최효섭 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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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에 기특한 소년이 있었다. 존이라고 알려진 16세의 소년이 교회로 들어가는 길에 벽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 비가 오면 진창길이 되어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을 안 이 소년은 자기가 일하는 벽돌공장에서 매일 한장씩 벽돌을 받아 값을 임금에서 제하고 벽돌 깔기를 시작하였다. 소년의 일은 오래가지 않았다. 마음이 찔린 교인들이 얼른 헌금을 하여 벽돌을 깔았기 때문이다. 이 아이가 후에 미국의 상공부 장관이 된 존 워너메이커이다. 사소한 일에 눈을 돌릴 수 있어야 위대한 인물이 된다.

영국의 메리 여왕은 변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 민정시찰을 하였다. 어느 날도 거리에 나갔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여왕은 어느 가게에 들어가 우산을 빌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가게주인은 거의 못쓰게 된 낡은 우산을 내어주며 큰소리를 쳤다. “여인, 사람은 고마운 줄을 알아야 하오. 세상에 우산 빌려주는 사람이 흔한 줄 아시오?” 이튿날 이 가게 앞에 으리으리한 마차가 도착하고 왕실의 신하가 가게에 들어와 공손히 말하였다. “어제 메리 여왕께서 우산을 빌리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여왕님인 줄 알았다면 좋은 우산을 드릴걸 내가 실수를 했구나.” 생각하였으나 이미 지나간 실수였다.

사람은 있을 때 잘 해야 한다. 어떻게 보이는 사람이든 정성을 다하는 것이 사랑이다. 잘 입은 사람, 높아 보이는 사람에게만 잘 해서는 안 된다. 예수는 “작은 아이 하나에게 하는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하트포드에서의 경험담이다. 일요일 교회로 가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길가에 한 청년이 서서 차를 세우려고 하지만 서지 않는다. 내가 그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가면 최소 30분은 예배에 늦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심을 하고 학생을 차에 태웠다. 학생은 무척 고마워했지만 나는 30분 늦게 도착하였다. 내가 늦은 이유를 설명하였더니 교인들은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목사님 잘 하셨습니다. 오늘 설교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생각 밖에 큰 성과를 보고 나는 놀랐다. 사랑의 실천이 설교보다 더 성과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미국에 와서 우범소년 교도기관에서 일하였다. 내가 영어가 부족한데도 아이들은 나를 좋아하였다. 내가 그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배구도 하고 씨름도 하고 그들의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된 그들에게 선생보다도 친구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최효섭 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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