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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은 시공간…동서양을 잇다

2024-05-24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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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미 초대전

▶ 26일 크래프트 컨템포러리
▶역사적 서사·문화적 충돌 등 한폭에 담아과거·현재를 조명

켜켜이 쌓은 시공간…동서양을 잇다

신경미 작품 ‘Mirrors of Hard Distorting Glass’ [2022, LACMA 제공]

켜켜이 쌓은 시공간…동서양을 잇다

신경미 작품 ‘The Head in the Tiger’s Mouth’ [2021, 스탠 코헨 제공]


민족지학자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신경미 작가 초대전 ‘오리진 스토리즈’(Kyungmi Shin: Origin Stories)가 오는 26일 크래프트 컨템포러리(5814 Wilshire Blvd.)에서 개막한다.

역사, 정체성, 소속감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인 이 전시는 대륙, 해양, 상상력을 넘나들며 사상의 이동과 관련된 중요한 이야기를 탐구하는 신경미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개인적 기억, 문화의 충돌, 역사적 서사에 대한 작가의 디테일한 관심과 문화 교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가 융합된 공간을 창조하며 우리를 정의하는 이야기와 상호 연결성에 대해 성찰한다.

개인의 서사가 녹아있는 사진 위에 서로 다른 문화를 한 곳에 모으고 있는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개인 사진 아카이브, 회화적 전통, 도자기, 민족 신화적 상징, 시누아즈리(중국 자기) 오브제 등을 활용해 지식과 창의성의 융합을 추구한다.


전시를 기획한 질 모니즈 게스트 큐레이터는 “신경미 작가는 역사, 아시아의 정체성, 시간성의 복잡성에 대한 독특한 접근을 통해 관객을 위한 포털을 만들어낸다. 그녀의 작품은 샤머니즘, 종교, 시누아즈리를 비롯해 동양은 물론 제국, 식민지, 종교, 성별, 거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을 형성하는 이주와 항해의 힘에 대해 과거와 현재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고 밝혔다. 공간과 시간을 넘나드는 신 작가의 실루엣과 겹겹히 쌓아 올린 이미지는 시간과 그 중간 지점을 경계 짓고 불투명성을 구성요소로 주목한다. 그녀의 작품은 우리 자신의 위치와 존재감을 연결할 수 있는 지식, 지리, 시대를 중첩해 쌓아 올려 유한성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다. 작품 속 층들은 의미의 구조로서 신체와 자연 및 건축 풍경 사이의 관계를 조명한다.

특정 장소에 설치된 작품이 신 작가의 ’오리진 스토리‘에 입체감을 더하여 조각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신 작가는 중국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해 중국 국가역사문화명성으로 지정된 강서성 동북에 위치한 징더전에서 도자기에 대한 연구를 심화했다. 이러한 연구와 재해석된 조각 형태는 신 작가가 전 세계에서 수집한 시누아즈리 오브제들과 만나 상업과 소통으로서 미학의 글로벌 확산을 표현한다. 신경미 작가는 회화, 조작, 사진 작업을 하는 비주얼 아티스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19세에 미국으로 이주했고 1995년 UC버클리에서 조각과 설치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버클리 미술관, 한국의 선재 미술관, LA 일미박물관, 토랜스 아트 뮤지엄 등에서 전시를 했다.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재단 그랜트, 더피 그랜트, 패사디나 시 개인 아티스트 펠로우십, LA 문화국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그랜트 등 다수의 그랜트 수상자이다. 20개 이상의 공공미술작품을 완성했으며 2018년 할리웃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에 공공 비디오 조각을 설치했다.

개막 리셉션은 25일 오후 6~9시 크래프트 컨템포러리에서 열리며 6월23일 오전 11시30분 신경미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입장료 9달러. 학생 7달러. 매주 일요일 무료 입장.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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