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어프레미아 기체 결함 ‘긴급회항’… 승객들 ‘공포’

2024-05-02 (목)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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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인천-도쿄 기내 여압장치 이상 사고

▶ “일부 기종 문제 지속돼…내부 직원도 안전 우려”

최근 보잉기 기체결함으로 인한 긴급 회항이나 비상착륙 사고가 전 세계적으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의 신생 항공사로 LA-인천 등 미주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 소속 항공기가 기체 결함으로 긴급 회항하면서 약 2시간 동안 300여 명의 승객들이 공포에 떠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잇달아 기체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고 일부 한국 언론들이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을 떠나 도쿄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프레미아 YP731편 보잉 787-8 여객기 안에서 “마스크 써, 벨트 매!"라는 내용의 긴급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이날 오전 8시50분 YP731편은 기체의 여압장치에 이상이 발생해 이륙 약 1시간 만에 기수를 인천으로 다시 돌리고 고도를 1만1,250m에서 3,060m로 급격히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여압 장치란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 내부의 기압을 조절해주는 장치다.

사고 당시 이 여객기에는 328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서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한 채 불안에 떨어야 했고, 해당 여객기는 이륙 후 약 2시간 만인 오전 10시54분께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한 탑승객은 “갑자기 비행기가 몇 초 정도 추락하더니 산소마스크가 내려졌고 승무원들이 긴급 방송을 했다. 일부 승객들은 공포감에 울기도 했다"고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탑승객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사고 당시 기내 동영상과 함께 “비행기가 급강하해 마스크 떨어진 후에 흔들리기도 하고, 죽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쓴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다행히 다친 승객은 없었지만, 일부 한국 언론들은 이번 사고 발생 일주일 전에 에어프레미아 직원 전용 블라인드에 ‘일부 항공기의 기내 기압이 불안정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정비사들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계속 운행 중’이라는 글이 게재됐다고 전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면 내부적으로 안전에 대한 기준점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취항을 시작한 에어프레미아는 LA-인천 노선을 현재 주 6회 운항중이며, 지난해 5월부터 뉴욕-인천 노선을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미주 노선에 투입되는 기종은 이번에 사고가 난 보잉 787-8과는 다른 장거리용 787-9이다.

이와 관련 에어프레미아의 브라이언 김 LA지점장은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지만 아직 밝혀진 팩트는 없다”면서 “승객들의 안전이 에어프레미아의 1순위 목표라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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