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여진 역사: 직물과 현대 추상화의 관계’
일상생활에서 예술과 디자인을 손쉽게 감상하고 싶다면 우선 우리가 입는 의복을 보라. 거기엔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과의 깊은 관계가 반영된다. 이 전시는 직물이 일상생활에서 미치는 영향을 수많은 방식으로 보여준다. 정치 사회적 문제로 인해 섬유 생산과 예술품 제작이 활성화된 역동적인 순간까지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유화부터 직조, 바구니, 그물세공, 매듭, 뜨개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로 제작된 작품 160점을 연대순으로 추적하여 추상 미술, 패션, 디자인 및 공예 간의 중첩을 탐구했다. 이 특별전은 내셔날 갤러리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오타와 캐나다 국립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과 협력하여 주최했고 내셔날 갤러리 소속 큐레이터 린 쿡(Lynne Cooke)이 기획했다.
출품 작가는 애니 앨버스, 로즈마리 트록켈, 제프리 깁슨 등 50여 명이다. 이들이 전시에 참여한 광범위한 이유를 보면 일부는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려 하고, 다른 일부는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함이다. 주제와 재료, 기술로서 직물을 다루는 사람들은 추상화의 형식적 관습을 빌어 가부장적 역사와 성 정체성을 작품으로 비판한다. 직물과 현대 추상화가 어떻게 교차했는지 추적함으로써 미술사의 모더니즘 내러티브에서 간과되었던 것들을 보여준다.
전시는 셀프 패션과 생활복부터 유물론적 추상, 디자인, 유토피아적 사회적 비전에 이르기까지 직물과 추상주의 사이의 영향과 교류의 순간을 표시하는 7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큐레이터 린 쿡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 직물의 중요성은 드레스와 인테리어 그리고 장식의 형태로든, 우리의 말에 스며든 생각을 지배하는 은유와 관용어 등의 형태로든 종종 무시되거나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직물의 선택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그 수용 가치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한다. 큐레이터의 말이 애매하다.
사실, 아방가르드 회화가 추상화될수록 시각적 표현이 사라지고 순수한 색상과 기하학적 몸짓이 선호되면서 순수 미술과 응용 미술의 차이가 덜 중요해졌다. 특히 기하학적 패턴의 직물 분야에서 작가들은 포스트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 미술품의 선명한 색상과 절제된 형태를 도시적이고 세련된 생활용품으로 엮었다.
직물과 현대 추상화의 전시는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직물 재료와 기술 그리고 추상 미술 구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1920년대 유럽에서부터 2020년대 북미까지 연대순으로 지리적 범위를 확립했다. 각각의 섹션은 제작 과정에서 수용 역사를 모델링 하는데 재귀적임이 입증되었다. 그 후로 애니 앨버스와 그녀의 직조 워크샵의 유산은 지적이고 실용적인 기준이 되었다.
출품한 오브제의 대다수가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모든 곳에서 의도된 것이며, 다양한 페미니즘과 해방 정치에 직면한 작품 속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인종, 성별, 종교 및 주권 문제가 국가와 지정학적 담론을 지배할 때 직물은 공동체와 친족 관계를 표현하고 구현한다는 것이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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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