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위기와 영웅’

2024-04-08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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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애어린느는 몸이 호리호리하고 키가 겨우 150센치 정도 되는 작은 여인이다. 손으로 자동차의 범퍼의 아랫부분을 움켜쥐고 그녀는 기도를 드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때의 사건을 나중에 회상하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가 차를 들어 올리려고 있는 힘을 다하다가 힘이 스르르 빠져나갈 무렵에, 그녀는 잠깐 동안 부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그랬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놀랍게도 그 사고가 난 차는 이미 들려져있었다. 차 밑에서 빠져나오게 되자 나는 가슴 속에서 세 가지 굳은 확신을 갖게 되었다.

첫째, 내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의 능력을 초월해 있다는 것이다. 둘째, 나를 지탱해주는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셋째, 나는 영웅이 된 기분이 들었다. (제임스 로더의 ‘The Transforming Moment' 중에서)


영웅적 삶을 사는 사람은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겪으면서 믿음을 강화하고, 위기의식을 통하여 비범한 성공이나 탁월한 창작을 만들어낸다. 헬렌 켈러가 말했다. “영웅은 편하고 조용하게 개발되지 않는다. 위기를 극복함으로 영혼은 강해지고 거룩한 야망이 불타오른다. 이때 영웅은 탄생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려면 위기를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위기는 우리를 더 성숙시키려는 하나님의 깊은 섭리이며 배려다. 다윗을 보라 그는 15년 이상이나 사울에게 쫓겨 광야로, 동굴로, 이방인의 땅으로 피해 다니면서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다윗은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하나님께 더 순복하고 하나님을 더 신뢰하는 믿음을 배웠다. 부하를 다루는 리더십을 배웠고 자신을 절제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위기가 평범한 다윗을 위대한 영웅으로 만든 것이다. 산림생태학자 윌리엄 메리옷은 말했다. “쉽게 자란 나무는 여물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자란 나무는 서서히 성장하고 단단하고 야무지다.”

청년기 까지 모세는 왕궁에서 특권층으로 성장했다. 청년 모세의 인격과 신앙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 때때로 동족의 고난에 대해 의분을 느꼈으나 그 의분은 하나님의 사랑이 반영된 의분이 아니었으므로 하나님의 중재자로 쓰임 받지 못했다. 민족을 구원하는 영웅적 리더가 되려면 의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의분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그것은 고난과 위기를 통하여 백성을 이끄는데 필요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소유하는 것을 말한다.

40년의 미디안 광야생활을 통해서 모세는 큰 위기를 경험했다. 그 후 모세는 신비하게 불타는 떨기나무 곁에서 하나님을 만나 민족구원의 소명을 받았다. 이제 모세는 유다 백성에게 자유의 꿈을 심어주는 리더로 도약했다.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 모세는 과거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손에 쟁기를 잡고 되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초월했다는 뜻이다. 자유인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당신은 리더인가. 모세처럼 위기를 넘어 자유인이 되라. 진정한 영웅이 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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