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재교육 프로그램 결국 소멸되나...시애틀교육구, 형평성 들어 11개 학교 프로그램 2027년까지 폐지

2024-04-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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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교육구(SPS)가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와 반발 속에 기존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통합교육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SPS는 지적능력이 또래들보다 뛰어나 월반시켜야할 수준의 학생들을 따로 모아 가르치는 영재교실 프로그램을 현재 초등학교는 캐스캐디아, 디케이터, 서그우드 마샬 등 3개교, 중학교는 해밀턴국제, 제인 애덤스, 매디슨, 로버트 이글 스태프 및 워싱턴 등 5개교, 고등학교는 링컨, 가필드 및 웨스트 시애틀 등 3개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SPS는 전국적으로 영재교실 프로그램에 속한 학생들이 대부분 백인과 아시아인이며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학생들은 소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지난 2022~2023 학년도의 SPS 영재교실 학생들은 52%가 백인, 16%가 아시아계였던 반면 흑인은 3.4%, 히스패닉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SPS는 또 영재교실 학생들은 모두 성적이 특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기본 실력, 특히 수학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담당교사들의 수업진도가 너무 빨라 학생들이 학과목을 피상적으로만 따라가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PS는 영재교실 프로그램을 2027~28 학년도까지 점차적으로 폐지하고 올해부터 모든 학교가 현재처럼 수준이 다른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 교사가 일일이 각 학생의 수준에 맞춰 가르치는 ‘동네 재능학생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와 함께 SPS는 1학년부터 8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의 지능검사를 매년 실시해 재능 있는 학생들을 선별하고 있다.

워싱턴주 의회는 일부 학부모와 교육관계자들이 5년여간 펼쳐온 영재교육의 형평성 제고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회기에 주 내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지능검사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전국에서 10번째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구체적 선별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영재교실 프로그램이 동네 학교 프로그램으로 바뀌면 해당 교사들이 영재를 교육시키는 방법을 모를뿐더러 관심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영재들이 의욕을 상실하고 학업을 태만히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교사들도 수준이 천차만별인 20~30명의 학생들을 따로따로 가르칠 시간도, 교과자료도 없는 실정이라며 새로운 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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