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대선에 바이든과 트럼프가 리턴매치( Return Match, 재대결)하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서로간 비방과 막말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둘 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점과 두 후보가 모두 비호감으로 유권자들이 대선에 관심없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동일한 후보가 다시 맞붙은 것은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원(공화) 당시 대통령(1953~1961년 재임)과 애들레이 스티븐슨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결로 이번이 사상 두 번째다. 또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위해 도전한 사례는 1912년 이후 112년만의 일이다.
1912년 대선을 먼저 살펴보자. 제28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로 공화당 윌리엄 H. 태프트 현 대통령(1909~1913년 재임), 민주당 우드로 윌슨 뉴저지 주지사, 진보당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1901~1909년 재임)이 출마하였다.
재임시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루즈벨트는 퇴임후 장기 사냥여행을 떠났고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개선장군 같은 환영을 받았다. 미국에 돌아와보니 태프트 정권은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환경보호정책을 뒤엎고 대기업들을 돕는 정책을 펴는 등 여러 가지로 전 정권과 역행하는 정책을 펴고 있었다.
태프트 행정부의 임기 내내 주류인 보수파와 갈등을 졌던 진보파들은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문제삼고 공화당을 탈당하여 진보당을 창당했다. 루즈벨트는 이 제3정당의 후보로 출마하며 ‘새로운 국가주의(New Nationalism)’를 내세웠다. 루즈벨트는 강력한 연방정부만이 경제 권력을 규제할 수 있고 사회 정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응해 윌슨의 구호는 ‘새로운 자유(New Freedom)’, 금권으로부터 정치적, 경제적인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루즈벨트는 강한 정부와 강한 기업, 윌슨은 작은 정부와 자유로운 기업을 주창, 유권자는 윌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윌슨 정부는 의료보험, 사회보험, 여성 최소임금, 8시간 노동 등의 정책을 실현했다. 1912년 선거는 산업화와 양극화를 겪으며 미국 사회의 향방을 결정한 미국 대선이었다, 이에 2024년 선거는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정해진다 하겠다.
또한 아이젠하워와 스티븐슨이 맞붙었던 1956년 대선 두 번 모두 아이젠하워가 승리했다. 두 사람은 앞선 1952년 대선에서도 대결했다. 아이젠하워는 한국 전쟁을 마무리했고 전후 복구기도 안정적으로 이끈 공이 있었고 스티븐슨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195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1956년 재지명을 받았지만 직무 경험이 없고 실질적인 기반이 없었다.
만일 올 대선에 바이든이 승리하면 아이젠하워와 같이 두 번 다 승리하는 것이 되고 트럼프가 이기면 두번 째 ‘징검다리’ 대통령이 된다. 현재는 22대, 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1885~1889년, 1893~1897년 재임)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정치( Politics)란 무엇일까가? 정사 정(政), 다스릴 치(治), 나라와 국민을 다스린다는 것인데 한 국가를 바르게 정치하여야 국민의 행복과 미래로 연결된다. 또 공자는 ‘정치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에 ‘가까이 있는 자를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자는 그리워서 따르게 하는 것’(한비자-논난편)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정치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로 이뤄진다. 두 대선 후보가 모두 탐탁치 않더라도 앞으로 7개월 동안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의 메시지, 정책, 업적과 그동안의 언행을 잘 살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의 피해는 자신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말고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열심히 고민하여야 한다.
마음을 얻는 자, 총칼이 아닌 말과 논리로 마음에 파고드는 자가 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후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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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