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클라라가 사랑한 슈만…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2024-03-22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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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하는 사랑이란 헌신하는 사랑이란 정열적인 사랑이란

▶ 3색 사랑에 물들다
▶박상민 주연 연극 ‘슈만’ 화제
▶탄탄한 스토리·열연에 전문가 극찬·관객 호평
▶평점 9.7 연일 매진 사례

클라라가 사랑한 슈만…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연극 ‘슈만’ [PH E&M·UMI엔터테인먼트 제공]

클라라가 사랑한 슈만…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연극‘슈만’ [PH E&M·UMI엔터테인먼트 제공]


너무도 유명한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 세 천재 음악가들의 관계를 다룬 정통 연극 ‘슈만’(Schumann)이 한국에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초연 당시 연극계 불황 속 연일 매진 사례를 보이며 9.7의 평점을 받았다. 이후 춘천, 과천, 경주, 성남 등지로 공연을 이어가며 호평을 넘어 찬사로까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극 ‘슈만’(연출 김장섭·극본/음악 휘)은 1853년 독일 뒤셀도르프를 배경으로 독일 클래식 음악의 거장 로베르트 슈만과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 부부에게 젊은 천재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3인극이다.

가난으로 인해 술집과 부둣가를 전전하며 생계형 연주를 이어오던 브람스는 친구의 추천으로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클라라 슈만과 낭만주의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 앞에서 연주를 선보이게 된다. 단번에 브람스의 천재성을 알아본 클라라와 로베르트 슈만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며, 그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하지만 브람스는 자신의 스승인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이자 14살 연상인 클라라 슈만을 보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예민하고 완벽주의자적 성격을 지닌 로베르트 슈만을 존경하면서도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을 남몰래 사랑하고 있다. 그러던 중 로베르트 슈만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라인강에 투신하면서 결국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클라라 슈만은 생활고에 직면하게 된다. 로베르트 슈만의 빈자리를 브람스가 지키며, 클라라 슈만을 보필한다. 브람스의 마음은 점점 커져가며 클라라 슈만에게 고백하게 된다.


‘나에게 음악은 운명적이었고, 나에게 사랑은 치명적이었다’는 문구가 세 사람의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 그리고 숭고한 사랑을 그대로 보여준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등 명곡들이 수시로 흘러나오며 위대한 3인의 음악다들의 숭고하 이야기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가슴에 와닿는 눈과 귀가 즐거운 연극이다.

데뷔 35년 만에 첫 연극에 도전한 배우 박상민과 뮤지컬 배우 원기준, 윤서현이 독일 초기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 역을 맡았다. 특히 배우 박상민은 음악에 대한 열정, 아내에 대한 시기, 질투를 넘어 정신병을 앓고 있는 광적인 모습, 하지만 아내에 대한 숭고한 사랑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슈만의 아내이자 이타적이고 헌신적이었던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 역에는 무대 경험이 풍부한 배우 이일화, 뮤지컬 배우 정재은, 채시현이 나섰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20세의 순수하고 앳된 청년 요하네스 브람스 역은 군 복무 이후 연극으로 복귀한 배우 장도윤, 연극 무대에 처음 서는 배우 최성민, 그룹 오션 출신 가수 최현상이 연기했다.

초연 작품임에도 일반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이유는 천재적인 음악가들의 이야기지만 그들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었음에 초점이 맞춰져 음악적 성과보다는 러브스토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로베르트의 소유하는 사랑, 클라라의 헌신하는 사랑, 브람스의 정열적인 사랑까지. 스승의 딸을 사랑한 남자, 스승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 두 남자의 뮤즈이자 독일인들의 뮤즈인 클라라 슈만의 3색 사랑이다. 인물마다 사랑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주지만, 결국에는 클라라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감동적인 연기에 프로덕션도 명품이다. 연극 ‘슈만’은 실제 독일 답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집필되었고 영국 화가 작품 작화 그랜드 피아노를 비롯한 고품격 무대, 독일 뒤셀도르프와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한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세계 4대 패션위크에 초청받은 김보민 디자이너의 의상이 볼거리를 준다다.

연극 ‘슈만’은 피에이치이엔엠(PH E&M, 대표이사 박병건)과 UMI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이우미)가 제작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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