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로마제국의 몰락

2024-03-13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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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은 이탈리아 반도에 위치한 로마에서 융성한 찬란한 왕국이었다. 왕국은 서기 476년 서로마 상실의 시절까지 약1000년간 로마 문명을 이루어 냈다.

제국은 그 화려한 번영과 몰락으로 오늘날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적 교훈을 주고 있다. “로마제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명언처럼 로마는 오랜 세월에 걸쳐 흥망성쇠를 이뤄냈다. 2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입장에서도 배울 점이 꽤나 많은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로마제국의 몰락은 정치, 경제와 군사적 요인들의 복합적인 결과이자 다양한 사회학적 요인도 있을 것이다. 로마의 몰락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효율적인 세계 강대국의 통치와 생존적응력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제국의 몰락은 서기 410년 로마 약탈로 시작한다. 로마가 북방에 신경 쓰고 있을 때 알라리크 1세가 이끄는 서고트족이 7,000명의 군대를 이끌고 국경을 넘어 로마를 공격한 것이다. 로마제국의 수도는 이렇게 불법이민족에 의해 불타고 있었고, 로마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했다. 바이든의 국정연설 중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목은 조지아주에서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에 관한 언급이었다. 바이든이 그 용의자를 불법 이민자라고 지칭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서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을 극적으로 중단시킬 강력한 행정명령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선거 바로 앞에서 그렇게 한다고 믿어줄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 경제는 이민자의 노동력 덕분에 성장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은 엄연한 법치국가이다. 그럼에도 불법이민자들은 갈수록 늘면서 이제는 매년 수백만명 수준이다. 최근 몇년간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다 적발된 이민자가 수백만명을 넘어섰다고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밝힌 바 있다. 그 정도면 비공식으로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천만명에 달했다고 보아도 될 일 아닐까.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사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트럼프의 주장처럼 최소한의 국경장벽 확충은 기본이어야 할 것이다. 이미 입국해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야겠지만 일단은 원천 봉쇄가 우선이다. 그러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이민자들이 저지르는 각종 범죄로 시름을 앓고 있는 유럽을 보면 미국의 미래가 엿보인다. 뉴욕은 이미 베네수엘라를 근거로 한 국제 범죄조직의 주 활동지로 전락했다고 한다. 이는 뉴욕 경찰관 2명을 폭행했던 2명의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 갱단원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는 사건 브리핑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뉴욕에서는 불법 이민자 범죄가 들끓고 있다. 문제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자들의 인적사항 등이 명확하지 않아 검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경찰은 스쿠터를 탄 불법이민자가 한 여성의 휴대폰을 낚아채고 도망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뉴욕시의 범죄율 급증에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불만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인 에릭 아담스 시장도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의 이민정책과 관련해 불만을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비판을 하고 있다. 이제 뉴욕은 무장군인까지 동원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곳이 되었다. 지하철 강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무장 군인이 뉴욕시 지하철 곳곳에 1000여명 배치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 수백만 불법이민자들이 총만 들면 미국침략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입국 기록의 진위확인도 안 되는 젊은 남성들이다. 모두가 남미 갱단 출신인지, 미국 전복을 위해 고도로 훈련된 자들인지 알 길이 없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명언이 떠오른다. 제국의 몰락은 바로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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