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북한의 극한 도발과 총선

2024-03-13 (수)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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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제(薺)나라 왕에게 중용(重用)된 순우곤(淳宇)이라는 신하는 원래 해학(諧謔)과 변론이 뛰어난 세객(說客)이었다. 제나라 왕이 위(魏)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은 이렇게 진언했다. “ 한자로(韓子盧)라는 매우 발 빠른 명견(名犬)이 동곽준(東郭逡)이라는 재빠른 토끼를 뒤쫓았사옵니다. 그들은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돈 다음 가파른 산꼭대기까지 다섯 번이나 올라갔다 내려왔사온데, 그러는 바람에 개도 토끼도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나이다. 오랫동안 대치하는 바람에 군사도 백성도 지치고 쇠약하여 말이 아니옵니다.”

왕은 위나라를 칠 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부국강병(富國强兵)에만 힘썼다. 이 이야기는 우리 한반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의 긴장이 언제나 판이 깨질까. 북한은 서해 평안남도 남포항 인근 해상으로 두 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위협 담론은 점증적으로 고조되어 있으며 대남 노선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 위협을 최고조로 증대시키고 있다. 요즘 북한은 과거의 유산까지 부정하면서 김일성, 김정일의 적통 세습 원조와 완전히 차별화된 길을 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해와 득실에 따라 쉽게 세습계통을 저버리는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김정은의 단일 숭배 실체를 확고하게 이룬 셈이다. 이와 연계한 실질적인 조치로 대남 적화통일 발판을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4월 10일이면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다. 북한의 대남 선거개입 전술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16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자유민주주의 정치 시스템 핵심인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북한정권은 지난 70년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붕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주요정치 일정이 있는 해에는 늘 사회 교란과 심리전 도발을 감행해왔다면서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북한은 역대 대남선거 개입형태의 특징은 경쟁적인 여야 정치세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발과 유화 행태가 반복되어 왔다. 대남 선전 선동에는 북한의 공식 비공식 매체가 총동원되고 해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흑색선전의 방법으로 참여하며 선거가 임박해서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 매체도 노골적으로 개입한다.

국내에서는 이번 4월 총선에 국내 반정부 세력 즉 현 정부를 위협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친북좌파단체들이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음모와 술수 반칙을 앞세우는 집단들이 난무하는지 개탄스럽다.

손무(孫武)의 손자(孫子) 구지(九地)편에는 병(兵)을 쓴 법에는 아홉 가지의 지(地)가 있다. 그 구지(九地) 중 최후의 것을 사지(死地)라고 한다. 병(兵)을 쓰면 병(兵)으로 멸망하고 내부의 적은 나라가 기운다고 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적은 호랑이보다 무섭다.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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