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상의 쉼표’에 ‘감동의 음표’를 더하다

2024-03-08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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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2024-25 시즌

▶ ‘말러 그루브’서 ‘서울 페스티벌’까지
▶세계적 작곡가 초연 작품 등 선봬

‘일상의 쉼표’에 ‘감동의 음표’를 더하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2024-25년 시즌은 현재 활동 중인 작곡가들의 세계 초연 작품부터 시대를 초월한 새로운 음악의 상상력 넘치는 모습까지 광범위하게 음악적 영역을 확대한다. [LA필하모닉 어소시에이션 제공]

‘일상의 쉼표’에 ‘감동의 음표’를 더하다

‘일상의 쉼표’에 ‘감동의 음표’를 더하다

2026년까지 LA필하모닉 음악예술감독으로 디즈니홀 시즌을 지휘하게 될 구스타보 두다멜(사진 위쪽) 감독과 ‘서울 페스트벌’을 기획한 작곡가 진은숙(아래쪽).


말러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반문화적 시선부터 영화음악의 전설에 대한 장대한 탐구, 헨델에 대한 감동적인 조명, 서울과 LA를 연결하는 축제까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다음 시즌은 더욱 다양하고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구스타보 두다멜 음악예술감독이 이끄는 LA필하모닉의 2024-25년 새 시즌은 현재 활동 중인 흥미로운 작곡가들의 세계 초연 작품부터 시대를 초월한 새로운 음악의 상상력 넘치는 모습까지 광범위하게 음악적 영역을 확대한다. 오는 10월1일 시즌 개막을 알리는 ‘두다멜과 랑랑’의 갈라 콘서트부터 시즌 폐막을 장식할 ‘서울 페스티벌’까지 2024-25년 시즌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구스타보 두다멜 LA필 연주

오는 10월1일 시즌 개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오프닝 갈라 콘서트는 구스타보 두다멜 상임지휘자가 설명이 필요 없는 피아니스트 랑랑과 드라마틱하고 웅장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이어 두다멜은 바리톤 구스타보 카스티요와 함께 녹음한 아르헨티나 작곡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의 발레곡 ‘에스탄시아’(1941)를 무대에 올린다. 10월3일과 4일에는 두다멜이 LA필 위촉곡인 가브리엘라 오르티즈의 ‘첼로 협주곡’을 세계초연하고 세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위해 멘델스존이 작곡한 음악들이 스페인 여배우 마리아 발베르데의 내레이션과 함께 비디오 영상으로 완성된다. 11월1~3일은 멕시코 명절 ‘죽은 자들의 날’을 맞아 두다멜과 함께 하는 라틴 아메리칸 뮤직 탐험이다. LA필 위촉곡 가브리엘라 오르티즈의 ‘양아’와 에이토르 비야-로보스의 ‘쇼루스 10번’이 연주된다.


■ 말러 그루브 페스티벌

구스타보 두다멜이 말러 탐구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은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LA필 음악감독의 취임했을 때부터 두다멜은 말러의 9개 교향곡 전곡 연주를 끊임없이 시도했다. 다음 시즌은 말러 그루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은 두다멜의 말러 탐구가 계속된다. 우선, 내년 2월20~23일 두다멜은 작곡가의 생애를 구성하는 말러의 교향곡 제1번 2악장 ‘블루미네’와 말러 교향곡 10번 아다지오로 개막한다. 27일부터 3월1일에는 80분에 달하는 말러 교향곡 7번을 연주하는 ‘밤의 노래’가 계속되고 3월6~9일 구스타프와 아내 알마 말러의 격동적인 관계를 탐구하며 알마 말러의 ‘5개의 노래’와 함께 말러 교향곡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5번을 연주한다.

■ 쇤베르크 150주년 축제

오는 12월3일부터 시작되는 아놀드 쇤베르크 탄생 150주년 페스티벌은 체임버 뮤직 연주,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구레의 노래’(Gurrelieder), 그리고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하는 ‘라벨과 브람스’로 구성된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1874-1951)는 조성음악의 해체에 기여한 12음기법(도데카포니)의 창시자이다.

조성진은 내년 2월11일 콜번 셀러브리티 리사이틀에서 라벨 곡들을 연주하고 2월13~16일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쇤베르그 150주년 페스티벌’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연주곡목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이다. 이어 2025년 3월25일부터 LA필 아티스트 콜래보레이터로 합류한 프랑스 출신 지휘자 엠마누엘 아임이 기획한 미니 페스티벌 ‘핸델 프로젝트’가 개막한다.

■ 서울 페스티벌

2025년 6월3일 최수열 지휘자가 이끄는 한국의 앙상블 TIMF와 LA필 뉴뮤직 그룹이 ‘한국의 새로운 목소리’로 서울 페스티벌 프리뷰를 시작한다. 서주리의 피아노와 실내악을 위한 콘체르티노, 박선영의 대금과 앙상블을 위한 곡, 그리고 LA필이 위촉한 전예은과 배동진의 작품 세계 초연, 진은숙의 ‘구갈론’ 서부 초연 등 그린 엄브렐라 프로그램이다.

LA필과 함께하는 두 개의 서울 페스티벌 중 첫 번째 프로그램은 내년 6월6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수상한 윤한결이 LA필을 이끌며 시작한다. 한국 작곡가 이성현, 이규림, 김택수의 LA필 위촉곡 3곡을 세계 초연하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사한다. 윤한결은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USC 음대 교수인 비올리스트 이유라가 작곡가 김택수의 비올라 협주곡 ‘코오’(한국에서 아기가 잠 잘때 쓰는 말)를 연주한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내년 6월7~8일 LA필 위촉곡인 리-안 환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작 세계초연 및 ‘음악적 유체이탈 체험’이라 칭한 진은숙의 클라리넷 협주곡 서부 초연이다. 클라리네티스트 김 한이 진은숙의 작품을 연주한다. 또, 한국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바이얼리니스트 양인모와 첼리스트 한재민이 브람스 더블 콘체르토를 통해 기쁨과 격동 사이를 오가는 두 솔리스트의 음악적 대화를 선사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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